에너지 신산업에 풀리는 목돈, 제대로 써야 제대로 돌아간다
에너지 신산업에 풀리는 목돈, 제대로 써야 제대로 돌아간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6.05.2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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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에너지신산업에 목돈이 풀린다. 이르면 11월이고, 늦어도 내년 연중에는 큰 돈이 풀린다. 2조원이라는 돈은 웬만한 대기업에도 목돈이지만,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창업기업에는 어마어마한 돈이고, 나눠 써도 역시 상대적이어서 규모가 작지 않다.  
산자부와 한전이 19일 서울 모처에서 전력신산업 펀드 컨퍼런스를 열고, 2조의 돈을 어떤 곳에 사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배터리 경량화와 에너지 사물인터넷 융합기술, 태양전지,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 분야가 우선 자금지원 대상이다. 방법은 지분교환이나 융자 등이고, 펀드 운용사가 유망기업을 발굴해 이들에게 지원을 하는 형식도 취한다고 하니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볼 일이다. 
상위펀드 결성은 일단 10월까지 마무리되고 11월부터는 하위펀드가 결성되는데, 하위펀드는 엔젤투자 펀드, 벤처투자 펀드, 지분투자 펀드, 국내외 프로젝트 투자펀드 등 다양한 형태로 운용된다. 
상위펀드는 한전이 앞서나가 출자하면, 신산업 분야 민간기업과 금융권이 뒤따라 조성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하위펀드는 투자방식에 따라 4~5개를 하반기 구성해 투자를 개시한다. 투자대상은 대학생 벤처 동아리, 창업 기업, 성장잠재력이 큰 중소중견기업 등이라고 한다.
아이디어와 기술에 대한 엔젤투자, 잠재력이 큰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 지원, M&A 투자, 해외 프로젝트 투자 등을 병행하고, 에너지 신산업 기반기술, 요소기기, 소프트웨어, 솔루션, 비즈니스 모델, 지식재산권, 해외기술, 해외 프로젝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펀드는 신성장동력 창출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에너지신산업에 대한 투자와 기술개발 육성을 위해 마련됐다고 한다. 
산자부와 한전은 에너지 신산업 창업과 기술개발 차원에서 과감한 투자, 실패를 용인하는 투자, 장기적 투자, 공공성을 지향하는 투자로 펀드 운용 방향을 잡았다. 전체적인 구조는 상위펀드가 하위펀드에 출자하고, 하위펀드가 실제 투자를 집행하는 모자형(母子型) 구조다.
산자부의 원래 의도는 자금지원을 통해 큰 사업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경제의 재부흥이 2조원의 돈을 푸는 이유인 셈이다. 구글이나 애플 샤오미, 테슬라와 같은 최근에 뜨는 기업들이 그나마 목돈을 투자 받거나 펀딩을 잘 한 덕분에 규모를 키울 수 있었기 때문에 전력 신산업에도 마중물을 부어 큰 샘을 터뜨리자는 내용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점을 경계한다. 산자부가 됐든지 한전이 됐든지 대학생 벤처 동아리, 창업기업, 성장잠재력이 큰 중소중견기업이든지 이 돈을 그냥 주는 돈, 눈 먼 돈으로 인식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들의 바람이다. 
일전에 국내에 IT 벤처 광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 그 때 풀린 돈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수치였다. 그러나 지금 그러한 벤처 광풍을 통해서 관련 업계가 컸다고 하기에는 빠져 나간 돈이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일부 기업은 컸지만, 뒤로 흘러나간 돈이 너무 많다.
에너지업계에도 가스와 석유 등 지하 자원개발에 대한 성공불융자와 같은 말 그대로 ‘벤처·모험’ 펀드가 마련된 적이 있었다. 규모와 주체가 다를 뿐이지 형식은 지금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이 경우 역시 투자의 결과에 대해 다각적인 예측과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었지만 흐지부지되어 나중에 일을 수습하기가 곤란해진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지원되는 대상 역시 대학생 벤처 동아리, 창업 기업, 성장잠재력이 큰 중소중견기업 등이라고 한다. 벤처 광풍을 이번 역시 경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든다. 그러한 위기감을 줄여 주기 위해서 일단 금융사와 관련 민간기업이 이번 사업에 참여했다고 한다. 
관리 주체가 누가 됐든 한전에서 펀딩하는 것이니 안심하지 말고, 꼼꼼하게 살펴서 관리를 해야 한다. 일년 동안이든, 십년 동안이든 신 산업이 됐든 구 산업이 됐든 자금 관리가 되지 않으면 개별 사업체도 망하고, 투자자도 망하고, 종사자도 역시 위태롭게 된다. 처음에 돈이 나올 때는 좋다. 하지만 그 돈을 불리는 데에는 노력이 필요할 터이다. 
필요한 노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신중하게 그리고 꼼꼼하게 관리해야만 어렵게 풀린 마중물을 마른 흙에 그냥 스미게 하지 않고 큰 샘을 터뜨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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