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열풍에 국내 배터리업계는 ‘배앓이’?
테슬라 열풍에 국내 배터리업계는 ‘배앓이’?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6.04.0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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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LG화학 등 ‘아쉬운 봄맞이’…일본 파나소닉만 ‘나홀로 호황’
▲ 테슬라모터스가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을 내놓으면서 활황이 기대되던 국내 배터리업계에 때 아닌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사진은 테슬라모터스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한국에너지신문] 테슬라모터스가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을 내놓으면서 활황이 기대되던 국내 배터리업계에 때 아닌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테슬라가 모델3의 사전 주문 대수 27만 6000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테슬라의 매출액은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대하는 국내 배터리업계의 분위기는 의외로 차갑다. 이유는 간단하다. 테슬라모터스의 전기자동차에 일본 업체인 파나소닉의 배터리가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 설립한 테슬라는 첫 양산차 로드스터, 고급세단 테슬라 ‘모델S’에도 파나소닉 배터리를 탑재했다. 파나소닉은 5조원을 투자해 미국 네바다 주에 테슬라와 함께 세계 최대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인 ‘기가 팩토리(Gigafactory)’도 건설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2020년까지 전기차 50만대에 사용되는 배터리가 생산된다.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압도적인 1위다. 올해 1~3월 테슬라의 판매량은 9020대로 북미 시장 전체 규모인 2만6555대의 40%에 달했다.

테슬라가 성장하면 파나소닉 역시 동반성장하게 돼 있다. 파나소닉은 지난해 5만대를 넘는 규모인 총 5562MWh 용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출하해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부문에서 점유율 35.9%를 차지했다. 압도적 1위다.

우리나라의 LG화학도 지난해 테슬라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유통시장에서 팔리는 교체용 배터리 공급이라는 점이다.

테슬라의 신차가 출시될 때 장착되는 신차용 배터리를 파나소닉이 독점 공급하다시피해 테슬라의 호황을 반기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판매량이 늘어나야 교체 수요도 늘어나 매출은 올라가겠지만, 당장의 테슬라의 실적개선이 LG화학의 수익과 직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세계 상위 10개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중 파나소닉, PEVE, AESC, LEJ 등 일본 업체는 점유율 60%를 훨씬 상회했다. 한국 업체 시장점유율은 17.7%인 2478MWh에 머물렀다. LG화학과 삼성SDI는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각각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더구나 LG화학이나 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들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있다.

LG화학 배터리를 쓰는 제너럴모터스 전기차 ‘볼트(Volt)’는 지난해 1만5393대 판매됐다. 2014년의 1만8805대보다 18% 줄어들었다. 볼트 2세대도 올해 1월 996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 전기차 1위를 차지했지만 2월 들어 테슬라 모델S에 역전당했다.

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한 BMW ‘i3’는 올해 판매량이 월평균 300여대에 그치며 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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