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시대는 저물어 가고 있다
석유 시대는 저물어 가고 있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6.02.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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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13년이래 최저치… 유가 26달러 초반대 추락

[한국에너지신문] 지난주 국제 유가는 30달러 아래를 유지했다. 서부 텍사스 중질유가 배럴당 27달러 수준. 두바이유도 26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유가는 1년 6개월 전에 비해 무려 75%나 떨어진 가격이다. 원인은 미국의 셰일 오일의 생산이 이루어지면서 벌어진 사태다.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미만이면 사실상 생산비도 건지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생수 가격도 안된다. 국제 유가는 이란의 추가 생산과 산유국들의 추가 생산으로 향후 가격 상승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세계 시장에서 원유의 과잉 공급은 하루 180만 배럴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사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석유 외교에 국운을 걸던 미국이 이를 해소하고자 시도한 세일 오일의 개발이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원유 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 사례는 차치하고 에너지 산업의 변화에 대해 짚어보자. 유가의 하락은 기본적으로 추가 유전 개발에 대한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 고 유가로 세계 도처에서 이루어졌던 심해저 유전이나 광산개발이 막을 내리는 것은 물론이고 육상 유전의 개발도 어렵게 되었다. 셰일 오일이 30달러 수준에서 경쟁력을 유지한다면 사실상 추가적인 유전 개발은 경쟁력이 없다.

저 유가가 지속 된다면 결국 석유 산업은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양길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저 유가의 원인은 미국의 셰일 오일의 등장과 세계 경제의 둔화를 주요 요인으로 보지만 재생에너지 확대가 더 중요한 원인이다.

한해 20% 정도나 늘어나는 재생에너지의 보급은 석유 소비를 감소시키는 최대 요인이다. 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을 저지하기 위해 적정선의 유가를 유지하는 석유 가격 정책을 중동 국가들이 써 왔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중동 산유국들은 자신들의 석유와 경쟁이 되는 산업, 재생에너지와 셰일 오일 산업을 저지하기 위한 노력이 실패하고 만 것이다. 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석유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석유가 동력의 주역을 담당하던 시대가 가고 있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의 주역으로 보는 태양광과 풍력에너지의 발전상은 놀라울 정도이다. 5년 전만 하더라도 KW당 600원 정도 하던 것이 이제는 새로운 셀의 제작 기술 개발로 100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전기를 직접 생산하여 쓸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30년 내에 재생에너지로 완전 탈바꿈하는 국가들이 유럽을 중심으로 대거 출현할 것이다. 석유 에너지의 주 사용 용도의 하나인 자동차도 이제 전기로 에너지를 전환하는 서막이 열리고 있다.

하이브리드 형에서 완전 전기차로 넘어가고 있다. 전기를 직접 생산하게 되면 가정에서 사용하는 조명ㆍ취사난방 에너지는 물론 자동차 연료까지 조달이 가능하다. 석유가 설 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게 된다. 

200여 년 전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에 유전은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었다. 200년 후 과거의 영화를 회상하면서 투자한 셰일 오일 사업은 환상일 뿐이다. 투자를 잘못한 것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투자를 한 것이다. 재생에너지에 투자를 했어야 했다. 

석유 시대는 가고 있다. 모든 산업이 그러 하듯이 가치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발전을 하지만 가격이 떨어지는 국면을 맞이하면 쇠락하는 법이다. 일부 논자는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오히려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곳에 성장은 없다. 

역사가 그렇듯이 내리막길은 걸음이 빠르다. 석유가 에너지 산업에서 밀려나는 속도는 예상외로 빠를 것이다. 머지않아 길가 주유소도 하나둘씩 사라질 날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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