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원전 건설은 우리나라 원전 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
영덕 원전 건설은 우리나라 원전 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15.11.2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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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업계는 자긍심을 갖고 추진해야

[한국에너지] 지난 11일 영덕에서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하였다. 투표는 이틀에 걸처 실시하였지만 30%정도 주민이 참여하여 90% 반대표가 나왔다. 원전 건설을 두고 주민투표를 실시한 예는 삼척에 이어 두 번째로 정부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대응하면서 주민투표에 의의를 두지 않고 있다. 원전 건설 신청서를 지자체가 정부에 제출할 때 지자체는 지방의회의 동의서를 첨부하여 제출토록 되어 있어 의회의 합의를 주민투표로 부정할 수 없다는 논리이다.


투표 실시 이후 정부는 영덕에 건설할 천지원전 토지 보상을 공고하고 주민투표의 의미를 평가 절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정부가 밀어붙이기식으로 한다고 원만하게 원전을 건설할 수 있을까? 삼척 역시 똑같은 경우지만 주민의 반대여론을 지자체 장이 수용하면서 원전 건설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영덕의 경우 주민 투표 참여율이 낮기는 하지만 갈수록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높아져 간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영덕은 원전 건설이 추진되면서 여러 차례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할 때마다 반대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영덕은 원전 건설부지 매입을 시작한 지 4~5년이 되었지만 아직 극히 일부분의 토지만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설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데 향후 지역 민심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삼척 사례에서 볼 수 있다. 원전 반대 세력이 갈수록 공고해져 삼척처럼 온 시내를 반대 ‘플래카드’로 도배를 하게 되면 민심은 걷잡을 수 없이 변할 수 있다.


정부는 영덕이 삼척의 전철을 밟을 경우를 생각해 보았는지 묻고 싶다. 정부는 삼척도 여전히 원전 건설 대상 후보지로 정해놓고 있지만 삼척에 원전을 건설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현재는 없다. 영덕이 삼척의 전철을 밟는다면 이제 원전 건설은 국내에서는 끝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전 건설 당국에서는 이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지속적인 원전 건설이 옳으냐 틀리느냐를 떠나 정부가 에너지 정책으로 확정 추진하기로 한 계획은 계획대로 추진해야 하는 것이다.


원전 건설을 추진하면서 정부는 물론 원자력 업계의 의지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예전에는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했지만 지속되는 거센 반대 여론과 정부의 대응이 약화되면서 힘이 빠져 있다는 판단이다. 한전이 발전 자회사로 갈라지면서 원전이 한전을 벗어나 자회사로 전락하고 한수원이 원전 마피아로 불려지기까지 하면서 원전 업계의 이미지가 많이 실추된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그러나 원전은 우리에게 있어서 유일하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에너지 산업이다. 이를 잘 살려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나가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영덕 원전 건설은 주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한수원을 비롯한 모든 관계 당국이 영덕에 원전을 순조롭게 건설할 수 있도록 주민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설득해 나가야 한다. 특히 찬성하는 사람들이 반대하는 세력에 가감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대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반대한다고 적대시하는 것은 더더욱 금물이다.


원전은 나름대로 장점과 단점이 있다. 모든 정책이 장점만 있을 수 없고 단점만 있을 수 없다. 원전은 우리나라가 ‘묻지마’식으로 투자한 유일한 에너지 산업이다. 그 결과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고 온 국민들이 값싸게 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 세계에서 유래가 드문 국가를 만들 수 있었다. 원전 업계는 할 말은 당당히 하고 이해를 구할 것은 이해를 구해야 한다. 원전에 종사하던 어디에 종사하던 다 같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의 에너지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사람들이다. 모든 일에 공이 있으면 과도 있기 마련이다. 원전에 종사한다고 해서 죄인 취급하는 사람은 없다. 원전 업계는 원전을 잘살려 나가도록 지혜를 모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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