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동력 부족"…상장사 1분기 '불황형 흑자'
"성장 동력 부족"…상장사 1분기 '불황형 흑자'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5.1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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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이익지표 소폭 호전…금융업 수익성 대폭 개선

올해 1분기 상장사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여파로 1년 전보다 매출은 뒷걸음질쳤지만 유가 하락 등에 힘입어 수익성은 개선됐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를 보인 셈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들은 수익성이 좋아졌다. 금융업의 수익성도 대폭 개선됐으며 특히 증권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 삼성전자 빼면 수익성 개선폭 더 늘어

18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회의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77곳 중 501곳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7.09%, 3.79% 늘었다. 하지만 연결 매출액은 5.78% 줄어들어 '반쪽짜리'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1분기에 기업이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를 드러내는 이익 지표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나아졌다. 작년 상장사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53%로 작년 1분기 5.74%보다 0.79%포인트 늘었다. 매출액 순이익률도 4.84%로 작년(4.39%)보다 0.45%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기업이 1천원짜리 상품을 팔았을 때 약 65원의 영업이익을 남겼고, 이중 실제 손에 쥔 돈은 48원 수준이라는 의미다. 전반적으로 매출은 부진하지만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원가가 절감되면서 이익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세계 경제, 특히 중국이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국내 내수와 수출이 감소해 매출이 줄었다"며 "여전히 성장 동력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이어 "대외 여건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지만 1분기 환율과 유가 효과 등으로 이익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특히 매출액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10.9%)를 제외했더니 매출액 감소(4.9%)는 여전했지만 수익성은 뚜렷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뺀 나머지 상장사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5%, 29.5%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작년 1분기보다 29.56% 줄어든 것을 비롯해 영업이익 규모 상위 20개사 가운데 현대차(-18.07%), 기아자동차(-30.45%), LG전자(-36.24%) 등 6곳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줄었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상장사 626곳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04%, 4.44% 줄어든 반면 순이익은 0.8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전체 시장의 매크로 환경이 더디게 변하면서 기업 업황 자체는 여전히 안 좋다며 "기업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업황 부진에 대비해 구조조정 등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해 그나마 실적 악화가 제한됐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은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으나 실속은 적었다.

연결 재무제표를 제출한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701곳 중 643곳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45%, 8.05%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11.15% 줄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12%로 작년 같은 기간(4.90%)보다 0.22%포인트 늘어났지만 매출액순이익률은 3.32%로 작년(3.87%)보다 0.55%포인트 줄었다. 코스닥 상장사가 1천원짜리 상품을 팔았을 때 남긴 영업이익은 51원이지만 손에 쥔 돈은 33원에 불과해 작년보다 장사를 못한 셈이다.

◇ 증권업 수익성 대폭 개선…건설은 적자 전환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금융업 49곳 중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제외한 47곳의 수익성은 대폭 개선됐다. 이들 47곳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8%, 39.7% 늘었다.

특히 증권업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21.0%, 306.6% 늘어나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김형렬 팀장은 "금융 분야의 실적 개선이 뚜렷한 것은 구조조정을 선제적으로 했기 때문"이라며 "정유·화학 소재 관련 산업도 1분기가 '암흑기'였지만 구조조정 등으로 대응해왔기 때문에 금융처럼 향후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업 내 업종별로는 운수창고가 흑자 전환한 것을 비롯해 9개 업종의 순이익이 증가했다.

통신의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3.52% 늘어난 것을 비롯해 전기가스(199.23%), 철강금속(189.48%), 의료정밀(101.40%) 등이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나타냈다. 기계(43.95%), 화학(18.19%), 운수장비(14.40%), 의약품(9.14%) 등도 순이익이 늘었다.

반면 건설은 적자로 돌아섰고, 비금속광물(-80.99%), 섬유의복(-74.62%), 유통(-32.90%), 전기전자(-20.46%), 서비스(-12.61%), 종이목재(-10.15%), 음식료품(-4.06%) 등은 작년보다 순이익이 줄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IT업종(362개사)의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0.57%, 3.89% 늘어났다. 건설·금융 업종도 매출과 순이익 모두 늘었다.

반면 오락·문화 업종은 매출과 순이익 모두 감소했고, 유통서비스는 매출이 줄었으나 순이익은 늘었다. 제조·기타서비스는 매출이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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