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구축을 맡은 북미 최대 규모 ESS(에너지저장장치)가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LG화학은 지난 25일 미 캘리포니아주 건 카운티에 위치한 ‘테하차피’ 풍력발전단지의 ‘모놀리스 변전소’에 ESS 구축을 완료하고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에너지부(DOE)와 캘리포니아 최대 전력회사인 SCE(Southern California Edison)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24일(현지시간) 준공식이 열렸다.
LG화학은 지난해 5월 DOE와 SCE사가 추진하는 북미 최대 32MWh ESS 구축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이후 시스템 구축과 시험 운영 기간을 거쳐 이달부터 운전을 시작했다. 32MWh는 미 현지의 100가구가 한 달 이상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사용된 배터리도 전기차 2100대 이상 분량으로, A4용지 3분의 2 크기인 개별 배터리 셀 60만개 이상이 탑재됐다.
이번에 완공된 ESS는 날씨에 따라 불규칙한 풍력발전의 전기를 모았다가 안정화시켜 전력망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배터리 공급에서 ESS 구축으로 업역 확대 - LG화학은 이번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ESS 전체를 직접 설치하는 구축 사업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최초로 북미에 대규모 ESS 전체를 직접 구축함으로써 시공 능력은 물론 ESS 구축에 필요한 PCS(전력변환장치), SI(시스템통합)등의 업체 선정?관리 능력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ESS는 발전부터 전력망까지 전체를 구성할 수 있는 전력 관련 회사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왔고, 배터리 업체는 이들이 수주한 프로젝트에 제품을 납품하는 정도로만 참여해 왔다. 그러나 LG화학이 세계 1위의 배터리 경쟁력과 설치 경험을 통해 이번 ESS 구축에 성공함으로써, 업역 확대와 함께 ESS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이번 모놀리스 변전소 ESS 구축 과정에서 LG화학은 PCS 공급업체로 ABB를 선정했다. 앞서 2010년에 ABB가 스위스 전력사의 ESS를 구축할 때는 LG화학이 배터리를 납품했다.
▲북미 ESS 시장 공략 박차 - LG화학은 북미 ESS 시장 공략을 위한 유리한 고지도 선점하게 됐다. 이번 사업은 미 DOE 주도로 이뤄지는 국책과제인데다 설치부터 실증까지 모든 내용이 북미 전체 전력사들에게 공유되어 풍력발전과 연계된 ESS의 기준으로 활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권영수 사장은 “이번 북미 최대 ESS 완공을 통해 배터리를 넘어 새로운 시장을 향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며, “배터리 분야에서 확실한 세계 1등으로 올라서기 위한 도전의 발걸음은 어떠한 경영환경에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이를 위해 올해 초 정관에 ‘ESS 설비 및 관련 제품의 제조’를 사업목적으로 추가했으며, 7월에는 국내 오창과 익산 공장에 설치한 국내최대인 30MWh 규모의 ESS도 가동을 시작한 바 있다. 최근에는 독일 최대 규모인 10.8MWh의 ESS 사업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네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ESS 시장은 2013년 16조원에서 2020년 58조원 규모로 연평균 53%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 CA 32MWh 구축 … 거침없는 시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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