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방폐장 공기연장 논란 어떻게 돼가나
경주 방폐장 공기연장 논란 어떻게 돼가나
  • 서민규 기자
  • 승인 2014.07.02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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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폐장 공기연장은 인허가 위한 조치일 뿐”
▲ 경주 방폐장 모형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23일 전원개발실시계획 변경고시(안)을 통해 경주 방폐장 완공시기를 연말까지 6개월 추가연장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질문제로 공기가 지연됐다며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부는 이미 모든 공사는 6월까지 종료됐고 인허가 절차를 위해 완공시기를 연장했을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세월호 사태 등 연이은 안전사고로 인해 안전에 대한 국민적 요망이 커지고 원전관련 시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 규제기관이 안전성에 관한 심도있는 심사를 진행하고 있어 추가연장했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업기간을 6개월 연장한 것은 심사기관의 심사기간을 산업부가 확정할 수 없어 잠정적으로 일정기간을 연장했을 뿐”이라며 안전성과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여전히 이번 완공시기 추가연장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당초 30개월의 공시기간이, 1차 6개월, 2차 30개월, 3차 18개월 연장되더니 이번에 다시 6개월이 추가 연장돼 총 공사기간이 90개월로 3배나 늘었다는 설명이다.

환경단체들은 계속되는 공사시기 연장이 경주 방폐장 부지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 아니냐며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환경단체는 완공기간 연장과 함께 근본적인 안전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경주 방폐장이 연약한 지반에 건설돼 2000~3000톤의 지하수가 쏟아져서 핵폐기물을 드럼통을 넣어서 폐쇄하고 나면 사일로(핵폐기물을 보관하는 방)가 지하수에 잠기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하수 이동 속도가 빨라 시간이 경과되면 균열이 발생한 틈으로 방사성물질이 새어나와서 주변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단순히 공사를 마무리지었다고 핵폐기물을 처리해서는 안되고,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먼저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이번 공사시간 연장은 그동안의 공사기간 연장과 다르게 안전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준공날짜를 미룬 것”이라며 추가 안전대책을 요구했다. 

그는 특히 “방사성물질이 완전히 사라지는 기간인 300년 이상동안 사일로가 지하수에 잠기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강구하고 사일로 균열여부와 지하수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해야한다”며 “이처럼 근본적인 안전대책 없이는 경주 방폐장 준공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이 정부와 환경단체들의 의견이 팽팽히 맡서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사장 이종인)은 경주 방폐장 1단계사업 준공을 앞두고 언론에 현장을 공개했다.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건설중인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은 5월말 현재 공정률 99.97%로 마무리 단계다.

지난 2008년 8월 공사를 시작해 이달말 공사가 끝나는 1단계 공사는 10도의 기울기를 따라 지하로 뚫고 들어가면서 1415m의 운영동굴과 1950m의 건설동굴, 이를 연결하는 하역동굴, 방폐장 핵심시설인 처분고(사일로) 6기, 수직 출입구 등을 건설했다. 또 방사성 폐기물건물, 인수저장건물, 지원건물 등의 지상지원시설을 건설했다.

지하 80~130m 깊이에 건설된 사일로는 지름 30m, 높이 50m에 이르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내진 1등급으로 건설돼 리히터 규모 6.5 강진에도 견딜 수 있다.

공단은 준공후에는 각 사일로마다 원전, 병원, 산업체 등에서 발생한 중저준위방폐물 약 1만6천700드럼씩 총 10만 드럼을 처분할 계획이다.

공단에 따르면 통상 일반 터널은 입구와 출구 양쪽에서 동시에 굴착해 공사 도중 지하수가 나와도 자연배수가 돼 문제가 없지만 입·출구가 하나뿐인 경주 방폐장 동굴공사는 지하 한쪽방향으로만 하향(下向)굴착을 해야 하는데다 지하수를 만나면 별도의 양수작업이 필요해 건설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반입된 방폐물을 검사하고 보관할수 있는 지상지원시설은 2010년 완공돼 그해 12월 한울원전과 월성원전으로부터 방폐물 1536드럼을 반입하는 등 이미 본격 가동에 필요한 준비를 끝낸 상태다.
환경단체들의 지하수 유출로 인한 방사성물질 누출 우려 지적에 대해 공단측은 사일로 주변에 지하수가 있어도 균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히 보강공사를 했고, 방폐물 처분이 끝나면 사일로의 빈 공간을 쇄석으로 채운 뒤 입구를 콘크리트로 봉인해 철저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폐쇄후 방폐장 주변 방사선량은 연간 0.01mSv 미만으로 관리된다. 이 수치는 일반인 연간 허용 방사선량의 100분의1 수준이다.

공단은 1단계 10만 드럼에 이어 2단계 12만5천드럼 규모의 천층처분장을 건설하기 위해 주민설명회를 여는 등 준비에 착수했다. 경주 방폐장은 214만㎡ 부지에 60년간 원전, 산업체, 병원 등에서 발생한 80만 드럼의 중저준위 방폐물을 처분하게 된다. 

실제로 경주 방폐장을 둘러본 결과 모든 공사가 마무리되고 청소 등 잔업무만이 계속되고 있다. 7월부터는 방폐장에 설치된 공원 등을 주민에게 개방하는 등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갈 준비가 한창이었다. 


interview  I 

   

정명섭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본부장

“위조성적서 적발제품 안전과는 상관없어”

공기 연장, 완벽 시공으로 보답


“이번 사업기간 연장은 안전에 문제가 있어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1~3개월로 예상되는 인허가 심사를 위한 것이다”

지난 25일 경주 방폐장에서 만난 정명섭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본부장은 세간의 의혹과는 달리 방폐장 건설에 아무런 안전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한다. 

환경단체들이 계속되는 공사연장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것에 대해서도 애시당초 30개월로 책정된 공기가 무리였다는 입장이다. 

정명섭 본부장은 “처음의 공사기간은 단순히 타 사업과의 연계를 위해서 책정된 것으로 방폐장에 대한 건설경험이 없고 지하시설물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애시당초 무리였다”며 “연장된 공사기간도 스웨덴의 경우와 기간이 비슷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방폐장을 건설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며 “공사과정에서 그 어떤 안전문제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갔다”고 강조했다.

최근 방폐장에 사용된 3개의 부품이 위조성적서를 통해 심사를 통과한 제품으로 밝혀지면서 이 역시 안전문제로 연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명섭 본부장은 “납품업체가 위조성적서를 사용하다가 산업부에 적달된 3개 제품은 주차장 등에 사용하는 것으로서 안전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는 제품들”이라며 “적발된 이후 새롭게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현재 방폐장은 모든 공사를 마무리짓고 청소 등 마무리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인허가 검사가 완료되는데로 안전한 원자력폐기물 처리를 통해 원자력발전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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