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안전이 경제성이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안전이 경제성이다"
  • 신승훈 기자
  • 승인 2014.02.1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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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ㆍ경제성에서 안전으로 패러다임 전환
불신의 벽 넘어 신뢰받는 조직 만들기 전력

 


“올 한해, 그리고 앞으로도 안전 최우선의 흐름을 가져갈 것이다.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17일 한수원출입전문지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원전의 중심 가치가 높은 가동률 등 효율과 경제성이었다면 이제는 안전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전관련 투자가 얼핏 보기에는 비용이 증가하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는 고장을 줄이고 원전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등 보다 높은 경제성을 확보하는 길이라는 게 조 사장의 견해다.

조 사장은 특히 “한수원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연말부터 추진한 ‘3대 혁신’은 신뢰회복을 위한 방법론이자 보다 개방적인 전문가집단인 한수원의 정체성 구축을 위한 노력이라는 설명이다.

다음은 조석 한수원 사장과의 일문일답

 

 

3대 혁신안은 얼마나 진행됐나
지난해 위기를 겪으면서 자발적인 혁신, 아래로부터의 혁신을 강조했다. 정부의 지침을 따르는 수동적 자세보다는 조직원 스스로 나서서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지난 연말 종합조정기능과 현장강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인사혁신의 1차적인 목표는 거의 다 달성했다고 평가한다. 순혈주의 타파, 직군간 교차보직 등 1차 혁신은 전반적으로 마무리 됐다.
관건은 향후 어떻게 실천하느냐다. 혁신의 흐름이 조직원 개개인에게 각인 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할 것이다.

 

정부 관료로 오래 있었다. CEO로서의 감회는?
정부가 감독이고 코치라면 공기업은 선수의 입장이다. CEO는 총괄적 책임을 지는 자리이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더구나 원자력은 국민적 관심사가 크기 때문에 총체적 조직의 힘을 극대화 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비리사건에 볼 수 있듯 선 제품설치, 후 서류제출 등의 오래된 관행이 위기를 부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관행을 개혁하기 위한 노력은?
높은 가동률, 최장시간 무사고 운전 등 경제성과 효율성이 주안을 둔 과거와 달리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안전이 원전의 시대정신이 됐다. 사업환경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이런 흐름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방법론으로 3대 혁신을 진행했다. 3대 혁신은 조직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패러다임의 변화와 조직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론이다.

지난해 비리사건들의 경우 정부의 감독부분도 미흡한 점이 있지 않나?
검찰에 수사를 받았던 부분은 전적으로 한수원의 책임이다. 이는 회피할 수 없다. 다만 앞으로 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고안하고 이를 실행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와 기업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다. 축구에서 공격수와 골키퍼의 역할이 다른 것처럼 각자 다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적절한 에너지믹스와 수요관리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에 힘쓰지만 개별 에너지 기업들은 나름의 목표와 역할이 있다.

폐쇄적이라는 비판이 많다
아무래도 원자력 분야가 전문성이 강하기 때문에 그것이 과도하게 보여지거나 배타적인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전문적인 집단과 폐쇄적인 집단이라는 이미지는 종이 한장 차이라고 생각한다. 적극적인 소통으로 이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이다. 원전마피아 등과 같은 부정적 프레임 역시 조직을 개방하고 소통을 강화해 풀어나갈 것이다.

안전을 강화하면 비용이 상승한다. 최근 정부가 지향하는 부채감축과 상충되는 것 아닌가
앞서 언급했듯 이제 원전안전을 강화하는 것은 시대정신이다. 반드시 지켜야 한다. 부채감축 계획의 경우 우라늄 광산 지분매각 등 다양한 사항을 고려해 제출했다.

원전의 발전단가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등장하고 있다
전기요금과 원전의 발전단가를 직렬로 연결시키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중간중간 변수들이 많이 개입된다. 실제 현행 단가를 유지하면서 안전에 관한 투자를 늘리더라도 적자가 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사후처리 비용 문제의 경우 단가에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아무도 정확한 계산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쉽지 않다.

사용후 핵연료나 노후원전 해체비용의 적립에 대해 궁금해 하는 이들도 있다
현행 회계상 부채성충당금 항목에 해당된다. 이를 이용해 발전소 건설에 투자하고 있다. 현금을 쌓아놓고도 건설을 위해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차입을 할 경우 이자비용이 커지기는 등 역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과 관련한 인력의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수출한 원전이 당장 가동된다고 가정하면 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건설기간을 고려하면 운용인력을 투입할 때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차근차근 인력확보를 위해 노력하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인력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해외 부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결정했다
원안위에서 결정한 사안이므로 따를 것이다. 원안위의 결정 이전에 현실적으로 전수조사가 쉽지 않은 일부 사항이 있을 수 있음을 원안위에 보고했다.
물론 과거의 패러다임에 따르면 원전 가동을 멈추고 있는 것이 손해라고 느껴질 수도 있으나 이제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안전성평가 등을 도입해 원안위의 결정에 따라 정확하게 진행할 것이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한수원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청사진은?
사실 지난해 한수원은 ‘국민의 신뢰’라는 기준으로 볼 때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와 다름없었다.  불신의 병은 빠른 완치가 어렵다. 신뢰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간혹 직원들에게 아직은 비전을 내세울 때가 아니라고 말한다. 현 시점에서 중장기적 청사진을 언급하는 것은 자칫 오만한 모습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  
올 한해는 불신의 병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다만 한수원이 세계적 기업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만큼 신뢰를 어느정도 회복하게 되면 그 때 청사진을 밝히겠다.

한수원이 어떤 이미지가 되길 바라나
금메달리스트 같은 영웅의 이미지는 원치 않는다. 119대원처럼 묵묵히, 그러나 열정적으로 자신의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이미지, 에너지 안보와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한수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노사관계의 안정이 필연적이다
상급단체 가입 움직임은 아직까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노조 역시 위기극복을 위해 노사가 따로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잘 협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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