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사막보다 뜨거운 태양광 시장이 열린다
[신년기획] 사막보다 뜨거운 태양광 시장이 열린다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3.12.30 1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ENA, 2017년 10GW 넘어설 것
인구증가로 신도시 전력 수요 커

 

▲ 오만의 쿼부스 대학에 설치된 에스에너지의 사막용 태양광 실증 설비.


지구 육지 면적의 3분의 1은 사막이다. 사막은 일사량과 일조시간이 풍부해 태양광발전에 최적지다. 게다가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건설이 가능하다. 사막 면적의 4%만 태양광발전으로 활용해도 전 세계에 에너지 공급이 가능할 정도다.

그동안 사막의 태양에너지 개발의 걸림돌이었던 경제성, 기술 장벽이 극복되면서 중동·아프리카(MENA) 지역은 가장 뜨거운 시장으로 떠올랐다. 2015년까지 태양광·태양열발전 3.5GW가 설치되고, 2017년이면 10GW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중 70%가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에서 이뤄질 예정이며, 이집트와 모로코 역시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동지역에서만 2030년까지 74GW에 이르는 태양광 설치를 위해 1360억 달러가 투자될 것이란 전망도 나와 있다.

태양광발전 단가가 태양열발전을 추월하면서 대형 유틸리티 규모의 태양광 프로젝트 추진이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사막지역의 태양광발전은 풍력의 50%, 집광형 태양열발전(CSP)의 30% 수준으로 경제성이 우수하고, 앞으로도 현재 가격에서 최대 40%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경쟁력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태양에너지로 2050년까지 EU 전력사용량의 15%를 공급하겠다는 ‘데저텍’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UAE가 추진 중인 탄소제로도시 마스다르 시티는 재생에너지로 필요한 에너지를 100% 공급하는 중동의 대표 프로젝트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1090억 달러(한화 약 126조원)을 투자해 2032년까지 41GW 규모의 태양광발전 플랜트를 설치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카타르는 국가발전 계획의 하나로 2022년 월드컵 경기장을 태양광발전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림픽 스타디움과 보조 건물에 지붕형,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BIPV) 시스템을 도입한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라크, 오만, 쿠웨이트 등 5개국의 태양광발전 규모는 2011년 기준 254MW에서 2015년 1560MW, 2020년 3325MW로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이들 국가는 전력을 무상으로 공급하면서 과도한 냉방 등 전력 낭비로 인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인구 증가에 따라 사막에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전력과 물의 안정적인 공급이 핵심 이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32년까지 전체 전력의 3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약 126조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2014년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만은 2020년까지 전체 전력의 10% 재생에너지로 공급할 계획이며, 오만수전력조달청(OPWP)이 태양광·태양열발전 200MW 프로젝트를 승인, 추진 중이다. 쿠웨이트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 중 재생에너지 비중을 8%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라크는 2016년까지 전체 전력의 2%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3년 2억 달러를 투입해 사막과 국경지역 중심으로 5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했다. 2016년까지 1억6000만 달러를 들여 태양광과 풍력발전 총 400MW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라크는 태양광 분야 사업경험, 자본력 등을 모두 갖춰야 할 뿐만 아니라 입찰 참여조건이 매우 까다로워 진입장벽이 높다. 한화는 지난 2012년 5월 80억 달러 규모의 비스야마 신도시 건설사업을 수주한 한화건설을 통해 이라크에서 태양광 EPC를 수행하고 있다. 발전소, 정유공장, 석유화학공장 등 생산설비와 신도시에 건설되는 학교에 태양광발전을 설치하고 있다.

UAE는 유입인구와 관광객 증가, 국제 행사 유치와 대형 건설 프로젝트 개발 등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UAE 역시 다른 중동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석유와 가스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고 있지만 신재생에너지, 원자력발전 등 새로운 발전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20년까지 전체 전력의 1%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2030년까지 5% 늘릴 계획이며 FIT(발전차액지원)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에 따르면 아부다비가 2020년까지 전체 전력의 7%(1.5GW)를, 두바이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의 5%(1GW)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기 위해 대규모 태양광발전, 태양열발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두바이 정부는 지난해 10월 22일 두바이 시내에서 남동쪽으로 30km 떨어진 Seih Al Dahal 지역에 13MW 규모의 태양광플랜트 가동을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를 수주한 퍼스트솔라는 사막의 고온으로 태양광모듈의 발전효율이 감소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박막 태양광모듈을 적용하고, 많은 양의 먼지를 물 없이도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세척방법을 도입했다.

‘두바이 통합에너지 전략 2030’의 하나로 추진된 이 발전소는 두바이 정부의 ‘솔라파크’ 계획의 첫 사업으로 두바이 정부는 2030년까지 1GW 솔라파크 조성을 위해 태양광발전과 태양열발전 방식을 모두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두바이는 마스다르(Masdar) 신도시를 탄소제로도시로 건설하기 위해 태양광발전을 적극 도입할 예정이다.

북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와 모로코가 눈에 띈다. 이집트솔라에너지개발협회(SEDA)에 따르면 태양광발전은 음용수 생산과 호텔의 조명용으로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또한 늘어나는 관광객들로 인해 이집트 주택부는 공공주택에 태양광발전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모로코는 2020년까지 2GW 태양광 플랜트를 설치할 계획인데 이는 모로코 전체 전력의 42%에 해당하는 규모다.

Quarzazate 지역에는 총 500MW 규모의 태양열발전 플랜트가 설치될 예정이며, 1단계 160MW가 추진되고 있다. 

GCC 6개국 한국기업 진출 ‘유리’
사우디, 2032년 41GW 개발 목표


중동 최대시장인 GCCGCC 6개국(UAE,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은 한국에 우호적인데다 한국 국민들의 성실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 우리 태양광 기업 진출에 유리한 환경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시장 진입장벽이 높고, 태양광 태동기인 만큼 정부의 정책의지만을 보고 섣부른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중동지역에서 실제로 태양광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기업은 이라크 전후복구사업을 수주한 한화가 유일하다.

태양광 업계 전문가는 “유가 1달러인 중동에서 재생에너지는 에너지공급 측면보다는 자국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의미가 더 크다. 해외 투자유치를 위해 내수시장을 제공해 주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중동시장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 애리조나와 네바다, 중동과 아프리카, 중국의 사막이 모두 다른데다 사막용 특수모듈이 왜 필요한지, 어떤 제품사양을 요구하는지 지금껏 검증된 사례가 없다”며 보다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