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안녕하다’라고 답하자
갑오년 ‘안녕하다’라고 답하자
  • 한국에너지
  • 승인 2013.12.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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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에너지 업계의 새해맞이는 희망보다 절박함이 앞서는 모양새다. 부채절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돌이켜보면 2013년 에너지 업계에는 우환이 가득했다. 그야말로 안녕치 못했다.

권력교체기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기관장들이 교체되면서 경영공백이 생겼다. 이 와중에 일부 에너지 공기업들의 심각한 비리와 비효율적인 경영행태가 드러났다. 여름철 전력수급불안으로 인해 온 국민이 불편에 시달려야 했다.  2차 에너지기본계획 역시 생색내기 공청회라는 비판에 본질적 가치가 퇴색되고 말았다.

부총리가 강력한 개선안을 요구했고, 산업부 장관은 임기 내 경영개선 목표를 달성할 자신이 없는 기관장은 자진 사퇴하라는 질책까지 쏟아냈다. 정부정책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부채를 떠안았다는 합리적 답변도 단순한 핑계로 폄훼되는 분위기다.

갑오년인 2014년에도 많은 숙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1년 안에 각종 수급계획이나 전력구조개편 등 에너지원별 굵직한 정책현안들을 결정해야 한다. 나아가 이 결정들을 통합하고 조정해 하나의 그릇에 담아야 한다.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추진과정에서 만들어진 거버넌스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견해가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기업들 역시 빈틈없이 혁신을 추진하면서도 조직구성원들이 피로도를 낮춰야 한다.

모두 치열한 토론과 합의의 과정을 거쳐야 결론을 낼 수 있는 문제들이다. 진영논리나 조직이기주의에서 탈피해 국가 전체의 장기적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대타협의 자세가 절실하다.

물론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에너지 안보와 산업의 도약을 위해서는 반드시 매듭짓고 넘어가야 하는 일들이다. 피하거나 미룰 수 있는 성질의 일들이 아니다.

지난 12월부터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물음에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갑오년 연말에는 에너지 업계가 ‘안녕하다’라고 당당히 답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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