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은 전리품이 아니다
공공기관은 전리품이 아니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3.11.2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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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넘게 공석이었던 지역난방공사 수장에 전문성과 거리가 있는 김성회 전 한나라당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가 공공기관에 대한 강력한 관리의지를 천명했지만 문제의 근원인 ‘낙하산 파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인사는 여권의 정치지형 변화에 따른 김 의원의 양보에 대한 보답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의혹이 크다. 지난 10월 30일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서청원 의원에게 자신의 지역구를 양보한 김 의원에 대한 답례라는 해석이다.

실제 지역난방공사 사장 공모 과정을 보면 이번 인사가 정권차원의 ‘낙하산 인사’라는데 신빙성이 더해진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0월30일 화성갑 보궐선거에 서청원 의원 출마 분위기가 무르익자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며 완강히 버텼다. 서 의원 출마가 결정된 후에는 언론에 참담한 심경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정치권에서는 김 전 의원 달래기 차원에서 공공기관장 자리를 약속했다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

이후 김 전 의원은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지역난방공사 사장 공모에 참여했고 현재 실질적인 내정자로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 유형 중 하나다.

낙하산 인사가 공공기관의 혁신을 막는 원죄라는 비판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전문성 없는 공공기관장이 낙하산으로 자리를 꿰차면서 조직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방만한 경영을 하게 된다.

부채규모 증가의 근본적인 이유도 낙하산 때문이다. 정부가 정밀한 사업타당성 조사도 없이 공공기관을 정책도구로 활용하고자 했을 때도 기관의 수장으로서 거절할 수 없다. 자신에게 자리를 내어준 집권 세력의 역점사업에 반기를 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은 선거라는 전쟁에서 이긴 권력의 전리품이 아니다. 정부는 국민의 행복과 안녕을 위한 기반조성에 전력해야 할 공공기관의 존재이유를 감안한다면 낙하산 인사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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