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3.07.12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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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정 기자
“사실 정책과 제도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연료전지를 잘 모른다. 모르기 때문에 귀찮아하는 것 같다. 최근 있었던 신재생에너지 주택지원사업 설명회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 에너지관리공단 직원이 연료전지 순서가 되자 잠깐 설명하더니 ‘잘 몰라도 된다. 안해도 된다’는 식으로 그냥 넘어가버리더라. 공식적인 자리에서, 보급제도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안되는 것 아닌가?”


“제 이름이나 우리 회사명이 기사에 나오면 절대 안 됩니다. 그냥 ‘업계 관계자’라고 표현해주세요”

LS니꼬동제련 사택에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된 ‘울산 수소타운이 최근 완성됐다.

이 시범사업의 목표는 명확하다. 연료전지 시장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시장을 만드는 방법도 어찌보면 간단하다. 비싼 연료전지시스템 가격을 대량생산을 통해 낮추면 된다.

연료전지 보급에 정부 보조금이 투입되는 이유다. 초기 태양광주택이 그랬다. 정부는 명목뿐인 자부담이 있을 정도로 높은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시장을 만들었다. 해가 바뀌면서 빠르게 설치단가가 떨어졌고, 이제는 보조금 없이 자부담만으로 설치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연료전지 역시 같은 과정을 밟고 있다. 보급사업 초기에 발생하는 기술적인 결함이나 소비자가 겪는 불만 등은 필수 통과의례다. 제도도 제품도 완벽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건물용 연료전지 보급사업을 집행하는 담당자들은 이 말많고 성가신 통과의례를 최대한 조용히, 빠르게 해치우고 싶어하는 모습이다.

수업료를 치러야만 시장은 만들어질 수 있다. 아기가 무릎으로 열심히 기어다녀야 튼튼한 관절을 갖게 되고, 그런 후에야 잘 걷고 뛸 수 있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울산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는 평소 연료전지를 주제로 이야기 나눌 때 정책담당자들이 보여준 모습과 비슷했다. 초기시장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시기에 건물용 연료전지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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