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버린 말 ‘에너지는 안보다’
사라져 버린 말 ‘에너지는 안보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2.10.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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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안보는 에너지
동자부 폐지는 국가 안보 담보하는 국방부 폐지와 같다

1970~80년대 석유 위기를 겪으면서 거의 모든 행사의 화두는 에너지를 국가안보적 차원에서 다룬다고 했다. '93년 동자부가 사라진 뒤에도 얼마간은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어디에서도 그 말을 들을 수 없다.

부처 실장급이 최고 책임자인 에너지 업무를 국가 안보적 차원에서 다룬다고 말했다간 ‘정신 나간 사람’이나 하는 소리가 아니겠는가.

국정 운영 차원 에너지를 안보적 차원에서 다룬다고 했다면 동력자원부를 폐지한 것은 국방부를 폐지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동자부가 폐지된 지 20년 동안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면서 동자부 부활 움직임이 잠시 있었다.

그 당시 부활은 어렵고 청 단위로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논의가 있었으나 청보다는 셋방을 살아도 부처가 낫지 않겠느냐는 결론이 내려져 그대로 산업자원부에 잔류했다.

그 이후 동자부 부활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았고 안보적 차원의 말도 듣지 못하게 되었다.

국가의 모든 분야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있을 수 없지만 에너지를 안보적 차원에서 다룬다는 뜻은 국가 경제의 가장 근본적 차원의 요소이기 때문이다.

국방이 비상시 국가존립을 위해 존재한다면 에너지는 평상시 국가존립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분야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몇 개 부처의 부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지만 그 어느 분야도 에너지·자원 분야만큼 중요도를 갖는다고 할 수 없다.

국방을 게을리하고 나라가 존재할 수 없듯이 에너지·자원 문제를 소홀히 하고 우리 경제의 앞날을 담보 할 수 없다.

에너지는 파이프를 통해 약소국이 강국에서 공급받지 않는 것이 정설이다.

우리나라가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파이프를 통해 공급 받으면 여러 가지 이익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최대의 걸림돌은 우리가 러시아보다 약소국이라는데 있다.

북유럽의 거의 모든 국가들은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공급 받는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대부분 10여개의 파이프를 설치해 여러 군데서 가스를 공급 받는 체계를 구축해 놓고 있다. 러시아의 공급 중단으로 인한 대비책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의 반열에 올랐다고 하지만 최소한 OECD 국가군 내에서도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 구조가 가장 취약하다.

어느 인사는 우리 수준의 경제 규모에서 에너지 전담부처가 없는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우리 경제가 발전할수록 에너지의 수급 문제는 더욱 중요해진다.

중국이 우리가 볼 때는 묻지마 식으로 에너지·자원을 확보해 가고 있다. 보통 우리가 제시하는 가격과는 비교가 안 되게 비싸게 주고 사들이고 있다.

그 이유는 경제 성장에 필수적인 자원 확보라는 측면과 국가 경제운영에 있어 독자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에너지·자원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결코 경제대국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믿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를 경영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 가운데 동자부가 사라진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 경제에 가장 취약한 에너지·자원 문제를 직시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국제적인 자원경쟁의 심화, 환경규제의 강화라는 상황과 맞물려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적 아젠다로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에너지·자원 전담부처 설립은 이제는 미룰 수 없는 중차대한 사안입니다.

작은 정부로의 전환으로 인해 동력자원부가 해체된 후 20여 년간 ‘콘트롤 타워’를 잃어버린 우리 에너지산업은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에너지·자원 자립도 제고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에너지·자원 전담부처(동력자원부의 부활)의 설립 필요성에 대해 2회에 걸쳐 기획보도를 함으로써 여론조성에 앞장서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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