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확보, 위기·기회 동시에 맞다
우라늄 확보, 위기·기회 동시에 맞다
  • 최덕환 기자
  • 승인 2012.03.02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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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이후 우라늄 확보 수월

지난해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각국 정부가 원전 축소를 발표하면서 원전수출산업이 고전을 겪고 있다. 반면에 우라늄 시장 확보는 호기를 맞이한 상태다.

지난 2월 1일 한전은 캐나다 우라늄 개발회사인 스트라스모어사의 주식 14%를 인수, 이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미국 와이오밍주 개스힐 우라늄 광산 40%를 확보할 수 있는 옵션 보유계약을 체결했다. 김중겸 한전 사장이 제시한 ‘2020년 우라늄 자주개발률 목표 60% 도달’에 첫발을 디딘 것이다.

김 사장이 구상하고 있는 해외 우라늄광산 개발 전략 초점은 자산확보에 있다. 한전은 전략적으로 1?2년 사이에 조기 개발이 가능하거나 매장량이 많은 광산보유사의 일부 주식을 매입, 광산 탐사시점부터 투자해 회사의 자산일부를 획득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상대회사는 초기자본과 함께 한전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투자유치를 수월하게 할 수 있고, 한전은 적은 비용을 통해 많은 우라늄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권한과 투자 회수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경영에도 참여할 수 있어 회사가 보유한 타 우라늄광산 개발에 참여할 여지를 있다는 것이 우라늄사업팀의 설명이다.   

이렇게 우라늄 광산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이 가능한 이유는 후쿠시마 이후 우라늄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또 유럽발 금융위기로 우라늄광산 투자에 묶여있던 자본이 후퇴한 까닭도 있다.

한전 해외자원개발처 우라늄사업팀이 초기 개스힐 광산을 확보하려 했을 때 스트라스모어사가 한전에 요구한 가격은 5000만 달러였다. 하지만 후쿠시마 사태 이후 세계 우라늄 시세는 파운드 당 73달러에서 21달러 떨어진 52달러까지 하락했다. 이 때문에 스트라스모아사의 주식도 1.6달러에서 0.48달러까지 낮아졌다.

한전 우라늄사업팀은 시장변화에 따라 스트라스모어사와 협상을 시도했다. 후쿠시마에 이어 유럽발 금융위기로 미국과 유럽이 보유하고 있던 우라늄 광산주식이 급격한 하락세를 띄자, 사업팀은 협상을 시도해 가격을 4000만 달러까지 낮추었다. 회사 보유주식 역시 11%에서 14%까지 높일 수 있었다.

개스힐 광산 이외에도 한전은 한수원과 원자력연료, 한화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현재 캐나다 워터베리의 주식 4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탐사를 진행한 결과, 2차 정밀탐사를 통해 98개공 중 50여개에서 품위 46%의 우라늄을 찾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런 호기를 이용하는 것은 우리뿐만이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나라 역시 우라늄 지분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중국은 보유하고 있는 20기가의 원전보다 4배 많은 80기가의 원전을 세울 예정이라 우라늄 확보에 돈을 이른바 ‘묻지마’ 투자를 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2010년말 탄자니아 우라늄 광산을 우리보다 1.5배 많은 금액을 제시해 우라늄경쟁에서 뼈아픈 실패를 맛보게 만든바 있다.

러시아는 자국 내에서 16%를 차지하고 있는 원자력 사용을 20%까지 올릴 계획이기 때문에 우라늄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나라는 금액에 상관없이 상대 회사의 지분 전체를 통째로 매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한전은 이런 나라들의 투자에 대해 윈-윈을 통해 대처하고 있다.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이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경우 경영권을 갖고 있는 오너들은 회사가 통째로 넘어가기 때문에 오히려 반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맹점을 활용해 한전은 일부주식만을 취득하고 해당회사와 경영권을 나누어 가짐으로서 유지비용도 절감하고 상대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제한적인 우라늄광산 역시 한전이 우라늄광산을 보유하는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 퍼져있는 64여기의 원전광산 중 경제성이 있는 광산은 35개에 불과하며, 이중 20기가 해당지역이나 국가가 국영기관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결국 투자가치가 있는 광산은 나머지 10여개에 불과하다.

한편 우리나라는 연간 4500만톤의 우라늄을 사용하고 있다. 향후 2020년까지 원전을 10기 추가 건설하면 9000만톤의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전의 원전건설과 원전수출 등 원자력이용 확대를 통해 고용을 증대하고 회사의 재정을 개선시키려는 의도가 지속되고 있는 한, 원자력 연료 확보에 대한 중장기적인 시장 예측과 경쟁국가와의 대처방안은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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