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가는 알뜰주유소
산으로 가는 알뜰주유소
  • 이윤애 기자
  • 승인 2011.12.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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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애 기자
알뜰주유소의 기름 공급자 선정을 위한 석유제품 재입찰이 또다시 유찰되자 석유관련 사업자들의 최고 관심사는 ‘향후 알뜰주유소가 어떻게 갈 것인가’가 됐다.
지경부는 지난 8일 재입찰이 유찰된 후에도 여전히 물러섬이 없는 자세로 일관했다. 지경부는 2차 입찰 유찰 직후 정유4사와 농협중앙회, 석유공사 등과 함께 수의계약을 위해 협상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두 차례 연속 행해진 입찰에서 정부와 정유사 간의 현격한 가격차가 유찰의 요인으로 드러나자 열쇠는 입찰 기회가 아닌, 두 주체 간 의견조율이라고 판단,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유사의 입장에서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또다른 소비자인 기존 주유소 업자들과의 문제는 풀릴 수 없는 문제다.
지난달 1차 입찰 유찰 후 한진우 한국주유소협회 회장과 김종배 SK자영주유소협의회 회장이 각 정유사 담당 임원들을 직접 만나 알뜰주유소 공급물량 재입찰에 참여하면 정유사 폴 사인을 철거하고, 동맹 휴업을 하겠다는 강력한 반발 의사를 전한 것이 알려졌다. 최근 카드수수료율 인하를 위해 카드 가맹점 계약 해지 운동을 벌이기로 하며 농협 카드사를 택한 것을 두고도, 알뜰주유소에 적극 참여하는 농협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유소 업계의 반발이 거센 중에 어느 정유사가 낙찰 받는 용기를 낼 수 있을까란 회의적인 시선이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러고 보니 많은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뜰주유소가 대통령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기에 반드시 출범될 것”이라고 하고, 또 다른 관계자는 “새 지경부 장관이 전기차와 알뜰주유소 두 가지를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정책으로 보고 받았다”고 전해 알뜰주유소의 출범에 힘을 실었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알려지며 “이쯤에서 정부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정도에서 협의점을 찾아줘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간 반대했던 마트 내 주유소를 알뜰주유소로 지정하는 것에서 눈을 감아주자 내지, 고속도로만 허용을 하자 등등 예만 다를 뿐 알뜰주유소가 전체 주유소의 10%까지 퍼져 일반 주유소와 가격인하를 위한 경쟁자가 되지 않는 선에서는 물러서 주자라는 얘기다.
정부의 추진 성과와 방향, 업계의 얘기들을 취합해 보면 알뜰주유소가 출범 되든 안 되든 이미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처음 목표했던 시장 내  가격 인하를 유도할 파워를 갖는 주유소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해진다. 알뜰주유소는 지금 산으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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