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풀어나가야 할 것들
반드시 풀어나가야 할 것들
  • 이윤애 기자
  • 승인 2011.11.21 13: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윤애 기자
“ℓ당 마진이 10∼20원 수준인데 어떻게 더 싼값으로 손해를 보면서 팔 수 있나”, “특정 정유사가 물량 공급자로 낙찰 돼 저가에 공급할 경우 대부분의 주유소가 도산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알뜰주유소의 공급물량 입찰이 유찰된 가운데 정유사와 국내 4대 정유소의 자영주유소협의회는 각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11월 내 공급자를 결정, 12월 중 출범하려던 알뜰주유소는 이렇게 표류하게 됐다.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를 통해 저가로 석유제품 물량을 구매해 시장에  ℓ당 100원 가량 낮은 가격에 보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2015년까지 그 비중을 전체 주유소의 10%까지 높여 전체 시장 가격을 좌우할 플레이어로 키워 시장 기름값을 낮추겠다는 의지로 계획된 것이다. 연일 기름값이 오르는 가운데 정유사에 ℓ당 100원 할인을 종용하고, 주유소의 마진율을 지적하는 등 여러 궁리 끝에 내놓은 마지막 카드인 셈이다.

하지만 첫 뚜껑을 연 결과 역시도 썩 희망적이진 않다.
사실 정부가 알뜰주유소의 공급 물량을 담당하길 기대하는 국내 4대 정유사의 입장에서는 알뜰주유소가 탐탁지 않다. “ℓ당 마진이 10원인데 어떻게 더 낮추나”라는 한 정유사 관계자의 말은 수년전부터 정부의 기름값 인하 요구 때마다 반복됐던 것이다. 한편 정유사는 자사폴 주유소에도 기름을 공급하는 공급자이기도 하다. 때문에 자사폴 주유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자사폴 주유소의 경쟁 주유소가 될 알뜰주유소에 흔쾌히 기름을 공급하겠다고 나서기도 어렵다. 결국 지경부가 2차 입찰을 시행한다고 해도 정부 입맛에 맞는 결과물을 내기가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존 주유소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올 것도 분명하다. 지난 17일 4대 정유사의 자영주유소협의회에서 공동성명서를 발표해 “대부분의 주유소는 도산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이를 보여준다. 
알뜰주유소의 앞길이 매우 험난할 것이라는 말이다. 사실 이같은 결과는 지난 7월 알뜰주유소 전 대안주유소라는 이름으로 처음 거론한 이후부터 지적되고, 예견됐던 것이다. 기존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는 정유사의 위치, 고사할 것이라 우려하는 주유소들의 입장 등등 외면할 수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들이 곳곳에 놓였다.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성공시키려면 보다 치밀한 계획과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