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회복이 먼저다
신뢰 회복이 먼저다
  • 이윤애 기자
  • 승인 2011.09.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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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애 기자
지난 14일 기름값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울지역 보통 휘발유 평균가격이 리터당 2043.76원까지 오른 것이다. 기름값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기름값 분석’ 발언이 나오고 나서야 그 상승세를 멈췄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자료를 발표해 “서울지역 기름값 인상을 주도한 것은 SK에너지 주유소”라고 비판했다. 소시모가 서울 지역 주유소 중 가격이 높은 곳을 찾아 분석한 결과 최고가 17곳 중 16곳이 SK에너지 직영주유소였다는 것이다. 소시모는 또 SK에너지는 대리점을 통해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는 구조로, 유통단계가 한 단계 더 있어 일반 자영주유소의 가격도 다른 정유사 가격보다 비싸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책’ 마련은 쉽지 않다. 국내 주유소의 대다수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4대 정유사폴을 달고 있다. 이들 4대 정유사가 해당 주유소폴 공급가격을 정하는 대로 국내 기름값이 좌우된다. 더구나 소시모가 지적한 SK에너지는 자사폴 주유소 수가 국내 전체 주유소 비율 중 30% 내외를 차지하는 정유시장의 가장 ‘큰손’이다. 
이 가운데 지난 1일 ‘자가폴주유소협의회’가 창립됐다. 협의회의 함재덕 회장은 기존 정유시장이 4대 정유사에 의해 정체됐다며 협의회가 진입해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들어 가격인하를 유도해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협의회가 정착된다면 무폴 주유소는 4대 정유사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기름을 공급하던 몇몇 주유소에서 한발 더 나아가 또 하나의 폴로 정유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가능하다.
하지만 무폴, 자가폴주유소가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큼의 힘을 갖기 위해서는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 그간 무폴 주유소가 저렴한 가격이란 장점을 상쇄할만한 단점으로 지적받아 왔던 품질에 대한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석유관리원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무폴 주유소 가운데 12.7%가 유사석유를 판매하다 적발됐다. 또 새로 무폴 주유소에 편입된 주유소들 중 기존 4대 정유사폴을 단채 유사석유를 판매하다 적발된 주유소들도 있다. 
자가폴주유소협의회는 창립 후 첫 행보를 품질에 대한 ‘신뢰 쌓기’로 해야 한다. 때마침 정부가 올해 초부터 무폴 주유소의 품질 보증하기 위한 석유품질보증 프로그램을 실행하며 그에 소요되는 비용도 지원할 계획임을 밝혔다. 4대 정유사폴이 아니어도 정부의 보증으로 품질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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