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복 용인송담대 교수
“에너지 진단계의 ‘특수강’ 되겠다”
남시복 용인송담대 교수
“에너지 진단계의 ‘특수강’ 되겠다”
  • 이윤애 기자
  • 승인 2011.07.11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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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송담대, 국내 최초로 진단사 전문 학과 신설

▲ 남시복 교수
“자동차 생산 시 자동차의 무게가 1t이면 300kg의 ‘특수강’이 들어간다. 특수강은 철과 탄소의 합금인 보통강에 니켈과 크롬 등을 첨가한 것이다. 보통강보다 강도가 세지면서 탄생한 고급강이다. 용인송담대는 에너지진단계의 특수강이 되겠다.”

남시복 용인송담대 교수(사진)는 내년 3월 신설을 앞둔, 에너지진단사 교육과정인 실내건축에너지과를 ‘특수강’에 비유했다.‘보통강’과 같은 전기과, 건축과, 전자과를 하나로 융합해 에너지진단사를 육성하기 위한 ‘특수강’으로 만들었다는 얘기다.

한국에너지는 용인송담대 남시복 교수를 만나 신설되는 전문 교육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이 교육과정은 시대적 고민의 산물이다. 목표관리제 시행으로 에너지진단 회사의 일이 커져가는데 전문성과 실무능력을 갖춘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지난달 9일 에너지관리공단이 개최한 ‘에너지 진단전문기관 CEO간담회’에서 손학식 본부장은 “올해 단 23명만이 에너지진단검증을 통과했다. 이 역시도 간신히 뽑은 것”이라며 극심한 인재난을 호소했다.

인재난을 해소하기 위해 에관공과 ESCO(에너지절약전문기업)협회, 진단기관협회, 용인송담대가 손을 잡았다. 용인송담대에 이 교육과정을 신설해 학내 교육을 통한 예비 에너지진단사의 전문성 향상을 꾀했다. ESCO협회, 진단기관협회에서 진행하는 실습, 실무과정도 포함시켰다. 전문성, 실무능력 등 두 가지 장점을 고루 갖춘 인재를 배양한다는 얘기다.

실내건축에너지과가 본격 가동되면 앞으로 매년 졸업생 40명은 안정적으로 시장에 공급된다.
이 과의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특수강’이란 비유가 쉽게 이해된다. “남시복, 문종훈, 김기화 교수 등 세 사람이 각각 자신의 전공분야인 전기, 열, 구조를 담당해 세 개를 하나의 과로 했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전문성을 놓치지 않았다. 에너지는 한 가지 학문으로 되는 게 아니다. 전기, 건축, 전자 등 다양한 과들의 ‘융합’이 필요하다” 남시복 교수 얘기다.  

교육 내용도 단단하다. “독일에는 세계대전 후 황폐해진 나라를 일으키는 데 커다란 공을 세운 바우하우스란 학교가 있다. 바우하우스는 철저한 실용위주, 도제식 교육으로 유명하다. 건축학 실습과정에서 200:1의 축소가 아닌 실사로 모델을 만든다. 이번에 신설한 과도 마찬가지다. 교수들이 도제식으로 실무, 핵심기술을 직접 전수할 계획이다. 졸업 후 산업계에 바로 투입하면, 바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들 계획이다.”

이 과 학제는 두가지로 구성된다. 전문과정 2년, 심화과정 2년이다. 전문과정 2년을 마친 후 1년간 현장실습도 한다.
특히 심화과정에서 한 학기에 학생 1인당 최대 20∼30개의 사례분석을 한다. “가령 인천공항의 경우 교수들이 에너지낭비 요소를 선 분석한 후 학생들에게 프로젝트 발표를 요구한다. 학생들이 인천공항 현장에 투입해 실습하고, 기업에 의견개진까지 하도록 한다. 해당 기업에 필요한 인재가 되도록 할 생각이다.”

학생들은 장기간 현장실습도 나간다. 지난달 16일 에관공, ESCO협회, 진단기관협회와 업무협약식을 맺어 교육과정에 에너지진단사, ESCO 현장 실습도 넣었다. 이 과정은 전공필수다. 학생들은 기업으로 현장실습을 나가 기업으로부터 점수를 직접 받고, 이 점수는 학점에 들어간다.
에너지진단사 제도는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의 학교인증과, 현행 자격검정제도(필기시험) 등 두 가지로 운영된다. 학교 수업만 충실히 따른다면 따로 졸업 후 시험 준비를 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줄게 된다.

용인송담대는 전공심화과정을 거치지 않은 학생들에게 민간자격증으로 ‘에너지진단사’ 제도를 만드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교재 집필위원회도 꾸릴 예정이다. 에관공과 진단협회, ESOC협회와 함께 6∼7명의 최고 전문가, 업계 베테랑들과 같이 머리를 맞대고 집필할 예정이다. 집필을 마치면 2∼3년 내에 표준화 작업까지 완료할 생각이다.

“지금까지 학생들은 학위와 별도로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낭비해왔다. 하지만 이 교육과정은 학위와 자격증을 동시에 취득할 수 있다”고 신설 과의 효율성에 남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 내 학술박사는 많다. 하지만 (기술)전문박사는 아직 없다. 이후 우리 대학에 전문박사를 만들고, 다른 대학에도 그와 같은 분위기를 이끌어 내 학술박사, 전문박사라는 용어가 정착될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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