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석탄공사
사업다각화로 석탄산업 부흥 꿈꾼다
대한석탄공사
사업다각화로 석탄산업 부흥 꿈꾼다
  • 전민희 기자
  • 승인 2010.11.15 11: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장 잘 나가는 회사서 천덕꾸러기로 전락 ‘희노애락’
해외석탄광개발 ‘첫 발’… 석탄가스화·채탄로봇 등 순조

지난달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는 석탄공사의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석탄산업과 관련된 많은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행사에 참여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석탄공사는 국내 최초로 세워진 에너지공기업”이라며 “지난 60년간 석탄공사  만큼 희노애락을 확실하게 겪은 공기업은 없다”고 밝혔다.

최 장관의 말처럼 석탄공사는 한 때 청년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 중에 하나였으며 석탄공사 사장은 총재라 불릴 정도로 그 위상이 대단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석탄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석탄은 어느덧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 가스 보급이 대중화 되면서 석탄 생산량은 급속히 줄어들었으며 연탄이 서민연료의 하나로 자리 잡았을 뿐이다. 석탄공사 역시 석탄산업의 쇠퇴와 함께 점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 정책 시행으로 인한 조기퇴직 실시로 1조30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부채도 떠안게 됐다.
하지만 아직 석탄공사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속단하기는 이르다. 석탄공사는 해외석탄광개발, 석탄가스화사업, 채탄로봇사업 등의 사업다각화를 통해 석탄산업의 부흥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은 해외석탄광개발이다. 석탄공사는 지난 7월 창립 60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석탄광개발의 첫 발을 내딛었다. 이강후 석탄공사 사장은 몽골 정부청사를 방문해 후렐바타르 관방장관, 자원에너지부 차관 및 국장 등과 몽골 서북부 옵스 아이막 지역의 노천탄광 홋고르 유연탄광 개발 관련 협의를 진행했고, 몽골 정부 측으로부터 석탄공사 탄광 개발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약속받고 돌아왔다. 지질자원연구원은 홋고르 유연탄광 개발·생산해 러시아·중국 등에 판매하는 방안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진행을 마쳤으며 결과도 긍정적으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공사는 연내에 국내 동반진출기업과의 의견조율이 끝나는 대로 홋고르 탄광을 인수해 개발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강후 사장은 이에 대해 “석탄자원 개발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에 있어 최고의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석탄공사가 신흥 자원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몽골에 진출함으로써 해외자원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몽골 뿐 만 아니라 중국 석탄광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강후 석탄공사 사장은 지난 8월중국 내몽고 얼더스시가 주최한 투자유치회의에 참석해 내몽고 정부 관계자와 해외석탄자원개발에 대한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공사는 얼더스시가 추천한 노천탄광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후 중국 진출 방안을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이 사장은 중국 내에서의 급격한 석탄 수요 증가, 중국 내몽고 지역의 막대한 석탄 매장량과 철도·도로 등 SOC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때 석탄공사가 내몽고 얼더스시 지역에 진출하는 것이 사업의 타당성이 큰 것으로 판단해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해외탄광개발 뿐 아니라 석탄가스화사업도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석탄공사가 석탄·폐플라스틱·바이오매스 혼합성형연료의 가스화장치를 개발함에 따라 국내 무연탄에 대한 새로운 소비처 개발 및 폐기물 재활용 등 녹색성장 정책에 부응하는 쾌거를 이뤘다.
석탄공사는 지난 3월 공사 산하 화순광업소에서 석탄가스화 장치의 준공식을 진행했다. 이번에 준공된 가스화 장치는 1.5톤급의 석유보일러 대체효과가 있으며 400~500명 목욕수 공급과 사무실 난방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석탄공사는 국내 무연탄과 폐플라스틱 및 바이오매스를 혼합하여 성형연료를 제조하고 이를 가스화 시켜 청정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국내 무연탄은 회분 함량이 높고 반응성 및 발열량이 낮아 산업용 열원으로 사용하기 어렵고, 석탄가스화 전환이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직원들의 환경개선을 위해 채탄로봇사업도 추진 중이다. 채탄용 로봇개발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작업환경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공사는 지난해 10월 ‘지능형 자원개발 로봇’연구에 대해 정부에 30억원을 지원받아 한국기계연구원, (주)하이드로메틱스, 한국과학기술원 등 3개 기관과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 남아있는 막장은 출입구에서 지하로 2~7km를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1일 작업시간이 4~5시간에 불과하며 채굴이 진전될수록 점점 더 심부화가 진행돼 생산성이 낮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이번 채탄로봇의 개발은 단순히 채탄용에 머물지 않고 극한 상황에서의 지하자원 개발 등 원천기술의 적용범위는 매우 넓다”며 “로봇개발이 현실화되면 탄광의 개념이 바뀌고 직원들의 노동 강도 역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석탄공사는 지난달 진행된 창립기념식에서 시연행사를 갖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아직은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하지만 조금만 더 보완하면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