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구태
여전한 구태
  • 전민희 기자
  • 승인 2010.11.01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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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경부 산하기관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을 만났다가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지경부 공무원에 대한 것이었는데, 그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지경부 공무원 더티(dirty)하게 놀더라”였다. 얘기를 종합해보면 어떤 자리에서 한 공무원이 그를 마치 종 부리듯(?)했다는 것이다. 지경부 산하 기관이기는 하지만 그 역시 소속 단체에서는 중간관리자급이었다. 공무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른 소속기관의 중간관리자를 마치 직속 부하직원 대하듯 부려먹은 것이다.

정부는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곳이기 때문에 정부 산하기관은 물론 민간기업까지도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를 악용해 안하무인 식으로 산하기관 직원을 대하는 것은 굉장히 옳지 못하다. 공기업 등 산하기관 직원은 정부에 있어서 항상 약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모든 기관에는 각자 주어진 역할이 있다. 정부가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역할이라면 공기업과 민간기업은 실질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다. 정부가 주축이 돼는 경우가 많을지는 몰라도 결코 어느 기관 위에 군림해서는 안된다. 모두 동등한 입장에서 정부는 정부대로, 공기업은 공기업대로, 민간기업은 민간기업대로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고 서로 협력할 때 우리나라 산업계가 발전하고 에너지 분야도 성장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사건 하나로 지경부에서 일하는 공무원 전체를 나쁘게 평가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확대해석의 오류에 불과하다. 이런 경우는 0.1%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평소 지경부 공무원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다. 지경부에 출입할 때 마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말을 걸기가 어려울 정도로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바쁘게 일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기 때문이다. 세금을 내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일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모든 일은 좋은 것보다 나쁜 것이 크게 보이고 눈에 띄기 마련이다. 100명이 착한 일을 한 것은 이슈가 되지 않아도, 1명이 나쁜 일 한 것은 금방 소문이 나는 것과 비슷하다. 지경부 모든 공무원이 항상 부처를 대표하고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기를 바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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