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적 논쟁에 머물고 있는 전력 구조개편
초보적 논쟁에 머물고 있는 전력 구조개편
  • 서영욱 기자
  • 승인 2010.05.31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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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 구조개편작업이 중단된 지 6년이 흘렀다.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한전의 재통합은 규모의 경제로 경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찬성론자’와 ‘세계적인 공기업 민영화 추세에 맞춰 경쟁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반대론자’들의 의견을 조금도 좁히 지 못한 채 애꿎은 시간만 보내고 있다.

6년 전을 생각해 보면 당시 최신형 휴대폰에는 카메라 기능이 포함돼있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DMB, 영상통화, 터치스크린, 무선인터넷이 되지 않으면 구닥다리 취급을 받는 시대다. 이뿐만이 아니라 아이폰이 일으킨 스마트폰 열풍은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닌 한 차원 높은 시대를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히 일방적인 공급이었던 전화와 방송도 이제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양방향 시스템이 자리를 잡았다. 이로 인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개발, 일자리 창출 등 산업 전반에 미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상상이나 이론만으로 가능했던 일들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처럼 IT업계의 기술 진화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는 점은 전력업계에도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김종석 홍익대 교수는 한국통신이 독점상태를 유지했다면 이러한 일들은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전력업계도 스마트그리드 도입으로 새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0여년이 지나도록 초보적인 논쟁만 벌이고 있다.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면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세계의 기술력을 따라잡을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게다가 스마트그리드는 전력과 IT가 융·복합된 신개념 시스템이다. 이미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사업에는 KT, SK텔레콤, LG텔레콤 등 굴지의 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승재 명지대 교수는 스마트그리드를 IT업계가 주도하게 될 수도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6월 선거가 끝나면 KDI용역 보고서가 공개될 예정이다. 보고서의 내용이 재통합이던 다른 형태의 분리든 공개가 되면 일단 이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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