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환경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0.05.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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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온실가스·에너지절약 목표관리제 업계 간담회’는 한마디로 뜨거웠다. 이날 간담회는 이명박 대통령이 환경부, 지경부가 공동으로 세부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산업계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칠 것을 직접 당부한데 대한 후속조치였다.

20명 남짓 앉아 회의할 수 있는 공간에 이만의 장관, 최경환 장관, 산업계 대표 외에도 공무원, 취재진 등 50여명이 몰렸고, 사진기자들이 움직이기 쉽지 않아 시작 전 사진 찍는 시간을 별도로 만들어야 할 정도였다.
넓은 공간에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마이크에 대고 서로 발언하는 자리가 아니라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이 앉아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자는 취지에서 선택된 장소였기 때문이다. 마침 지경부가 배포한 보도자료 제목도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는 기업과의 소통을 통해’였다.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업종 대표들의 의견을 모두 들은 뒤 이만의 장관은 “모두 꼼꼼히 메모했는데 안 되는 것 없고, 모두 하겠다”면서 “분명히 약속한다. 환경부지만 기업의 발목을 붙잡지 않겠다. 지경부 장관이 하려는 것을 우리도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최경환 장관도 “지경부 장관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하시겠다는 말씀에 안심이 된다”면서 매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참석한 업계 대표들도 두 장관이 권위가 아닌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자 한결같이 ‘안심이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노력이 기업의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은 “처음에는 지원인 줄 알았는데 규제라는 걸 알았고, 규제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규제인 것 같다”면서 “환경부와 지경부의 총괄기관 이야기가 나올 때 환경부가 맡으면 규제 중심으로 갈 것 같아 지경부가 되길 바랐다”고 용감하게 솔직한 심정을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모든 정책은 기업과 국민의 협조 없이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특히 목표관리제는 산업계가 움직이지 않고서는 실현이 불가능한 정책이다. 이만의 장관의 발언대로 ‘환경이 돈이 되는 시대’가 오고 ‘목표관리제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오히려 도움’이 되려면 환경부와 지경부, 그리고 기업이 서로를 새로운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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