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기업, 뚝심을 기르자
해외자원개발기업, 뚝심을 기르자
  • 전민희 기자
  • 승인 2010.02.01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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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자원을 개발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것도 문제지만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충분한 지질조사가 이뤄진 후에 석유가 부존돼 있을 것이라는 확신 아래 시추를 진행해도 ‘드라이 홀’인 경우도 많다. 말 그대로 석유개발에 실패하고 돈만 날리게 되는 상황인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 성공률은 20%, 세계 유수의 메이저 기업의 성공률도 4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모든 조사를 마친 뒤에 땅을 파도 석유가 나올 확률보다 나오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자원개발을 위해 힘을 쏟는 우리 기업들, 그 중에서도 선두에 서 있는 공기업들은 양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자원개발 공기업에게 들이대는 잣대가 너무 많다.

한 공기업 홍보팀 직원은 “감사받다 보면 1년이 금세 지나간다”고 농담을 했다. 감사원감사, 국정감사, 내부감사 등을 진행하다보면 어느새 한 해가 지난다는 것이다. 물론 공명정대하고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들은 반드시 그래야 한다. 하지만 해외자원개발이라는 분야의 특성을 이해하고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석유공사의 러시아 서캄차카 사업이 도마에 올라 맹렬한 공격을 받았다. 광구에 대한 기술평가 결과 유망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참여를 결정해 3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석유발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잘못된 것을 질타하고 바로 잡는 것은 무엇보다 필요한 일이다. 우려되는 것은 공기업들이 ‘감사’가 무서워 소위 ‘몸사리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렇게 안정성만 추구한다면 석유공사가 아닌 석유유통공사를 만드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자원개발에는 반드시 모험과 위험이 뒤따른다는 의미일 것이다.

얼마 전 올해 해외자원개발 분야에서 사상 최대 120억달러, 우리 돈으로 13조5000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물론 약 13조50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실제 투자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부디 해외자원개발공기업들이 ‘감사’의 그늘 아래 꺾이지 않는 뚝심을 기르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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