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받지 못한 자들에게 위로를
박수 받지 못한 자들에게 위로를
  • 서영욱 기자
  • 승인 2010.01.18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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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성공 기자회견이 9시뉴스 시간에 맞춰 생방송됐다. 다음날 신문에는 진보·보수 신문 할 것 없이 ‘놀라운’ 성과라는 기사가 1면을 장식했다.

그런데 일부 신문에서는 ‘아차’ 싶었던지 그 다음 날부터 원전 수주 이면의 내용을 파헤친다며 흠집내기에 열을 올렸다. 정치적 뒷거래가 있었다느니, 헐값 계약을 했다든지 하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물론 아무리 원전 수출이 중요하다 할지라도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지적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비판의 바닥에 이명박 대통령이 나섰다는 정치적 이유가 깔려 있고 그런 이유로 원전 수출이 별 의미 없는 것으로 폄하되는 것은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비판을 한 언론들은 자신들이 무비판적으로 기사를 실었다는 자조 섞인 말도 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었음을 감추지 않았다. 덕분에 그 동안 원자력계에 없었던 과분한 관심이 몇 회에 걸쳐 귀중한 신문 지면을 차지하기도 했다.
안타까운 것은 원전 수주가 정치색에 빠지면서 정작 땀 흘리고 축하받아 마땅할 분들은 그림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는 것이다.

비판론자들은 원전 수주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단지 ‘그 분’과 함께 했다는 이유 때문이라면 원자력계의 훼손된 명예는 너무 크지 않은가.
사실 원전 수주는 1주일 전, 아니 한달 전부터 업계에 소문이 흘렀다. 분명 전화 몇 통화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원자력을 수출하려면 최고 지도자의 사인이 필요하다. 국가적으로 경사스러운 일이기에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원전 수주가 하나의 명분으로 취급받은 점은 아쉽다. 이 대통령은 원전 수주로 탄력 받아 입국하자마자 4대강 사업, 세종시 원안 수정에 큰 목소리를 냈다.
비판론자들 중에서도 원전 수주가 단지 그것을 위한 사전 작업이었을 뿐 쓸데없는 일이었다고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다. 원자력계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을 만하다.

비판론자들 중에는 지금은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할 때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맞는 말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도 신재생에너지의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지만 각 나라마다 자신들의 환경에 맞는 에너지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원자력이 현실적으로 에너지산업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필수불가결한 면이 있다. 원자력과 신재생의 균형화 조화가 중요한 것이다.  

이번 일로 에너지 업계에 큰 관심이 쏠렸다. 일부 언론들의 원자력 흔들기에 동요하지 않고 묵묵히 우리나라의 전력수급에 힘써 온 원자력업계 종사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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