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단골메뉴 ‘공기업 도덕불감증’
국감 단골메뉴 ‘공기업 도덕불감증’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9.10.2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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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에 부임한 지 1년 남짓된 A 감사. 2개 단기위탁교육을 연달아 받으면서 2000만원이 넘게 지원받았다. 이 중 500만원은 규정에도 없는 자치회비였다. 석유공사 임원들은 이사회, 임원추천위원회가 열리는 날이면 서초구 반포동의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법인카드로 수백만원씩 결제했다.

작년 2월부터 올 7월까지 적을 때는 42만원, 많을 땐 390만원 등 총 18회에 걸쳐 모두 2000만원 가까이 쓴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지경부 종합감사를 마지막으로 3주에 걸친 국회 지식경제위 국정감사가 막을 내렸다. 해마다 반복되는 국정감사에서 단골메뉴 중 하나는 바로 ‘공기업의 도덕불감증’에 대한 지적이다.

임인배 전기안전공사 사장은 한나라당에서 인연을 맺은 A이사장이 있는 오페라단의 10만원짜리 공연 티켓을 사는데 무려 2660만원을 썼고, 본인이 고문으로 있는 오케스트라에도 1680만원을 썼다. 전체 홍보예산이 줄어든 가운데서도 조선·중앙·동아일보에 대한 광고집행은 늘렸으며, 대구·경북지역 2개 방송사에 매달 2000만원씩 광고를 해오고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청렴도 결과 부패지수가 검찰청, 경찰청과 같은 권력기관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관리공단은 근무실적이 없는 전년도 신입사원에게 1억 70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총 3억 8400만원을 부당지급했다.
건기연, 에기평 등 정부출연 연구기관들도 총 96억원의 연차수당을 부당으로 지급했다. 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 2007년 당시 광업진흥공사로부터 수주한 ‘아제르바이잔 부존광물자원 정보구축’ 보고서 절반을 영어 원문으로 채워 2억원을 받았다가 수준이 낮아 1억 3000만원을 반납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공기업일수록 더 철저해야 한다”는 박순자 한나라당 의원의 일침은 국감은 지켜보는 모든 국민들의 마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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