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 시장에 필요한 ‘당근과 채찍’
태양열 시장에 필요한 ‘당근과 채찍’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9.09.2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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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열 시장이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실감납니다. 재작년보다 작년, 작년보다 올해가 시장이나 소비자 반응이 확실히 좋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보다 올해 매출이 2배로 늘었습니다. 앞으로 3년 정도만 더 열심히 노력하면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다는 기대도 하게 됩니다” 최근 만난 한 태양열 A업체 대표가 전하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경부와 몇몇 지자체의 전향적인 태양열 지원정책과 업계 차원의 자구책에 힘입어 태양열 시장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데 시장이 커지는 것과는 정반대로 업계 내부 공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늘어난 물량을 소화할 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이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하다가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기업의 잘못이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까봐 업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을 보면 괜한 걱정은 아닌 것 같다.

정부 주도의 태양열 시장이다보니 기업 뿐만 아니라 정부, 지자체 등 ‘관’ 책임도 크다. 우수기업은 살아남고, 부실기업은 퇴출당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한 해 사업을 잘 해냈을 때 다음 해 사업에 이 성과가 반영되고, 반대로 못 했을 때는 상응하는 불이익을 줘야만 기업 스스로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낮추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이 해마다 보급사업에 대한 고객반응을 평가해 우수기업을 선정, 발표하고 있지만 그 뿐이다. 우수기업에 선정됐다고 해서 영업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기술개발이나 설비 확충을 하는데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도 없다. 우수기업이 아니라도 사업하는데 별 지장이 없다면 누가 우수기업이 되려고 노력하겠는가. 실질적인 ‘당근’이 필요한 이유다.

“스스로 점수를 매기자면 75점, C학점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지난해 보다 두 배 많은 매출을 달성하면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우리가 다른 업체보다 월등히 뛰어나서 1등을 한 게 아니란 말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면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자는 소신을 지켰을 뿐입니다. 그래도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업계 수준이 전반적으로 너무 하향평준화 되어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차지한 1등입니다”  A 대표의 뼈아픈 자기반성은 미래 태양열산업에 화두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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