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KEPIC-Week 행사
원전 기술표준 보유 해외시장서 경쟁력 확보
2009 KEPIC-Week 행사
원전 기술표준 보유 해외시장서 경쟁력 확보
  • 변국영 기자
  • 승인 2009.08.31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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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기술 KEPIC 반영… 국내기술 집약 기반 구축
KEPIC 적용으로 기자재 구입비용 20% 정도 절감

▲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경주 현대호텔에서 개최된 ‘2009 KEPIC-Week 행사’에서는 원자력, 화력, 송배전 분야에 있어서의 KEPIC 적용 확대와 국제표준으로서의 KEPIC의 위상 정립에 대한 다양하고 폭 넓은 토론이 이뤄졌다.<김정관 지경부 에너지자원정책실장(오른쪽)이 KEPIC 유공자들에게 지경부 장관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전력산업기술기준(이하 KEPIC)은 국내 표준형 전력설비의 건설 및 운전에 적용하는 단체표준으로 전력설비의 제작, 시공, 운전, 정비, 시험 및 검사 표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KEPIC은 지난 1987년 정부와 한전에서 전력산업 기술자립 정책의 일환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국내 기준에 의한 표준화로 전력설비의 안정성 및 경제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설계 및 제작 기술 축적으로 국산화를 제고하는 한편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참고표준을 국내 실정에 맞도록 수정하고 참고표준과 동일하게 개발하는 동시에 단계적으로 국내기술을 반영해 수정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이뤄졌다.

KEPIC은 지난해 말 현재 373종(76.6%)이 개발됐다. 매년 최신기술을 반영해 추록이 발행되고 있다. 여기에 5년마다 KEPIC 개정판도 발행하고 있다.

KEPIC은 5단계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1단계는 지난 1987년 12월부터 다음해 9월까지로 국내외 표준개발 현황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조사가 이뤄졌다.

1992년부터 95년 12월까지는 2단계로 발전분야의 KEPIC이 개발됐고 KEPIC 1995년 판이 발행됐다.

3단계에서는 송배전분야 등으로 추가 개발이 이뤄졌다. 2001년 1월부터 2005년 12월까지의 4단계에서는 방사선분야 등으로 그 대상으로 넓혔다.

지난 2006년부터 2010년 12월까지의 5단계에서는 국내기술을 반영하는 것으로 친환경분야로의 추가 개발과 함께 KEPIC 개선과제 수행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결과로 KEPIC의 전력설비 적용분야는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원자력분야는 신고리 1∼4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신규 원전 건설에 전면 적용되고 있다. 또한 해외 표준을 적용해 건설된 운영원전은 기자재 보수 교체와 가동 중 검사·시험 등에 적용되고 있다.

화력분야는 신규 화력발전소 건설 시 주기기와 보조기기 제작에 적용되고 있다. 영월복합화력발전소의 경우 전면적으로 KEPIC이 적용됐고 현재 개발 중인 성능시험표준 및 유지정비표준 개발 완료 시 보일러, 터빈 등 운영 중인 화력발전소 주요 설비에도 KEPIC이 적용됐다.

송배전분야는 한전의 표준구매기술규격서에 사실상 국제표준 대응분야에 KEPIC을 적용하고 있다.

KEPIC의 활용 효과는 크다. 우선 기술적 측면에서는 국내기술 집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전력설비 건설과 운영의 경험과 기술을 KEPIC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제도와 기술, 재료로 활용돼 국산화를 지원한다는 점도 KEPIC의 기술적 효과다. 원자력분야 자격인증제도를 자주적으로 운영하고 국내 연구개발품의 실용화 지원 및 KS 재료로 활용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했다.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측면도 있다. 표준에 대한 이해가 용이해 현장 작업자가 적용하는 데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전력산업 종사자의 기술수준을 향상시키고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역할도 하고 있다.

경제적 효과도 매우 크다. 우선 전력설비를 표준화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를 들 수 있다. 300여종의 외국표준을 확보하고 해석함으로써 업무 부담을 줄였고 설계자, 제작자, 시공자의 동일한 품질체계 운영으로 품질을 향상시켰다.

비용을 절감하고 공정을 단축하는 결과도 가져왔다. 표준화와 국내인증, 국산재료 사용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고 기술표준과 관련된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함으로써 공정을 단축할 수 있었다.

KEPIC 인증제도 운영에 따른 비용절감은 인증업체당 평균 2만5000 달러 정도다. 인증업체의 총 절감비용은 169개 업체를 대상으로 3년간 50억원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화 절감도 3년간 약 760만 달러로 나타났다. 최근 세계적인 원전시장 확대에 따라 해외 표준기관으로부터의 인증 취득 비용이 급등하고 있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러한 비용절감은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자재 구입비용도 절감된다. 외국표준을 적용할 때에 비해 KEPIC을 사용함으로써 기자재 구입비용의 20% 정도 절감하고 있다.

고리 3·4호기 디젤발전기 해수냉각열교환기 차단밸브의 경우 기존 3억40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구입비용을 53%나 절감했다. 영광 5·6호기의 캐비네이팅벤튜리의 경우 9억6000만원에서 6억4000만원으로 45%의 비용절감을 이뤄냈다.

KEPIC을 적용할 경우 향후 건설되는 원전의 보조기기 구입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20년 이전에 건설되는 10개 호기를 생각했을 때 보조기기 구입비용은 호기당 5000억원으로 전체적으로는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KEPIC을 적용하게 되면 호기당 137억5000만원, 전체적으로는 1375억원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도 자체 원전 기술표준을 보유함으로써 표준 보유국인 미국, 프랑스, 일본, 캐나다와 함께 주요 국가로 참여하고 있다. 향후 원전 플랜트 및 기자재 수출 시 국내업체의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제 KEPIC은 국제표준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OECD와 NEA가 주관하는 MDEP(다국간설계평가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국제 원전시장에서의 KEPIC 활용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ISO/IEC 정보센터 등록으로 국제적 표준기반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기술을 국제표준에 반영하기 위한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KEPIC의 개선점과 중장기 계획

국제표준화 역량 강화로 국제적 위상 확보

전기협회는 지난 4월 2일부터 5월 10일까지 업계 인사 2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KEPIC에 대한 업계의 생각과 개선점을 도출하기 위한 것이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6.2%가 KEPIC 적용으로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EPIC 개발방침에 대해서는 참조표준과 동일한 현재의 방침에 48.1%가 찬성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기술적 요건도 국내 실정에 맞도록 개편(41.4%)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KEPIC의 개정판은 현재의 5년이 적정하다는 의견이 다수였으나 주참조표준과 같은 3년 단위로 하자(39.2%)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설문조사에서는 환경변화에 따라 추가 개발이 필요한 표준도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및 환경분야의 표준이 필요하고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관련 표준도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KEPIC 기술지원이 필요한 사업으로는 연구개발 및 초도품 생산단계에서 기술표준 전문가의 기술지원이 필요하고 신소재 검증 항목 개발 및 실용화 기술지원도 요청했다.

설문조사를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발전설비의 건설단계에서 KEPIC이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고  KEPIC 적용으로 기자재 구입비용을 줄이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에 ▲발전설비 운영단계에서의 KEPIC 적용 확대 ▲KEPIC 개발방침 일부 개선 ▲체계적인 국내기술 집약 시스템 정착 ▲KEPIC의 국제적 활용성 증대라는 과제도 인식하게 됐다.

전기협회는 이에 따라 KEPIC의 전력설비 적용을 확대키로 했다. 원전 비안전성 분야 및 화력발전설비 적용을 위한 관련 정부고시를 신설하거나 보완키로 했다. 화력발전소 성능시험 및 환경분야 표준을 조속히 개발하고 전기분야 KEPIC과 KS의 중복개발을 배제키로 했다.

KEPIC 개발방침 개선과 관련해서는 참고표준의 발행주기를 고려해 KEPIC 분야별로 발행주기를 조정하는 것을 검토키로 했다. 국제적 추세에 따라 원자력분야도 영미 단위에서 SI 단위체계로의 전환을 검토할 계획이다.

해외 수출입 발전설비의 KEPIC 활용도 강화할 방침이다. 다국간설계평가프로그램 등 국제표준화 활용을 위해 공조하는 한편 KEPIC의 국영문판을 조속히 발행할 예정이다.

KEPIC은 이제 ‘국제적 위상 확보와 국내 전력기술 집약’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KEPIC의 기술선진화를 촉진해 KEPIC 사용자의 만족을 실현하고 나아가 KEPIC의 국제표준화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중장기 목표 달성을 한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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