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류, 국산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 제조장비 개발
실리콘밸류, 국산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 제조장비 개발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9.0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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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S-유동층반응기(FBR)로 해외 메이저와 경쟁
투자비·에너지비용 저렴…수출산업화 전망 밝아

2008년 태양광업계의 스타기업은 단연 동양제철화학이었다. 폴리실리콘 누적 수주액이 110억 달러(약 15조원)에 달해 오는 2013년까지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도 29%로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4900~5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 연말까지 전북 군산에 1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 증설작업을 완료하면 총 생산능력은 2만6500톤으로 세계 2위가 된다. 미국의 헴록, 독일의 바커, 노르웨이의 REC 등 세계 메이저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폴리실리콘 증설 및 신설경쟁에 적용되는 기술은 3, 4개 외국 장비전문업체가 독점하고 있어 해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폴리실리콘 생산은 일명 지멘스 공법이라 불리는 전통적인 ‘벨-자(Bell-Jar) 석출공법’이 주를 이루고 있다. 헴록, 바커, 도쿠야마, MEMC, 미쯔비시, 수미토모, DCC, KCC 등 대부분의 업체가 TCS(삼염화실란) 가스를 원료로 지멘스 공법을 이용하고 있다. REC의 경우 지멘스 공법에 모노실란을 원료로 사용한다.

또 하나의 석출법은 폴리실리콘 유동층 반응기(FBR, Fluidized Bed Reactor)를 이용한 방법이다. MEMC가 모노실란을 원료로 10년 이상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REC가 공장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TCS를 이용한 FBR 공법은 화학연구원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바커가 갖고 있는 FBR 기술은 화학연이 1990년대 중반에 수출한 ‘올드버전’이다.

기존 지멘스법의 경우 대부분의 메이저 업체가 이 공법을 사용한 경험이 있고, 높은 순도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투자비가 높고, 에너지가 많이 필요해 제조원가가 높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비해 FBR 공법은 낮은 투자비와 제조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다만 입자형 제품이다 보니 쉽게 오염될 수 있어 처리 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

임윤철 실리콘밸류 대표는 “폴리실리콘 시장은 저급 실리콘 제조원가 수준으로 반도체급 품질을 요구한다”며 “FBR 공법은 생산성이 높아 원가절감 효과가 큰데다 에잇 나인(8N) 이상의 고순도 품질이 가능해 시장의 니즈에 맞는 공법”이라고 설명했다.

▲ 화학연의 파일럿 규모의 FBR
◆국산 폴리실리콘 핵심 제조장비 개발 = 동양제철화학, KCC 등 기존 폴리실리콘 생산업체를 비롯해 한국실리콘, 웅진폴리실리콘, 한화석화, 삼성석화 등 많은 기업들이 폴리실리콘 생산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기업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핵심기술 제조장비와 규모의 대형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번 신재생에너지 8대 전략과제에 국산 폴리실리콘 핵심 제조장비 개발이 포함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과제를 위해 기술과가치, 케이에너지, 오성엘에스티, 다원시스가 특수목적법인인 (유)실리콘밸류를 설립했다. 화학연의 연구소 기업인 케이에너지가 FBR 기술을 상용화 수준의 장비로 개발하고, 오성엘에스티와 함께 STC 반응기도 개발하게 된다.  다원시스는 장비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전원공급장치 개발을 맡았다. 기술과가치는 사업 추진에 필요한 전체 틀을 만들고, 투자와 마케팅 등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오는 2011년까지 연 250톤 이상 생산이 가능한 FBR(유동층 석출반응기)와 사염화실란(STC) 반응기(폴리실리콘 기준 400톤/년)를 개발하고, 순도 에잇 나인(99.99999999) 이상, 제조원가 40달러/kg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화학연은 기존 FBR 공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새로운 버전의 기술을 이번 과제에 접목시킬 계획이다. 화학연에 따르면 신공법은 세계 유일의 고압석출이 가능해 생산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전력소모를 최소화해 유지비용도 적게 든다. 세계 최초로 반응관 해체가 필요없어 연속운전이 가능하며, 활용범위가 넓은 입자형 제품을 생산한다. 입자형 제품은 추가 과정없이 바로 셀 생산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TCS를 원료로 하는 FBR 개발에 대해 김희영 박사(화학연)는 “TCS는 가스를 만들기가 쉽고, 덜 위험하다”면서 “세계시장의 85% 이상를 차지하고 있어 기존 공장의 지멘스 공법 장비에 대한 교체 수요 등 시장이 넓다”고 했다.

이번 과제가 성공할 경우 경제적인 대용량 폴리실리콘 제조장비와 전력공급 제어장비, 반응부산물 컨버터 등을 한데 묶어 패키지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같은 핵심장비 국산화는 기존 투자비는 물론 제조원가의 20%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 국내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의 생산성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폴리실리콘 제품 수출은 물론 장비의 수출산업화도 전망이 밝다. 석출공정 장비만으로도 2010년 연간 30억불, 2015년 150억불에 달하는 세계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규모 수출은 물론 고용창출, 관련 중소기업 육성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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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임윤철 (유)실리콘밸류 대표

“실리콘밸류의 비전은 태양광 장비전문기업”
기술차별화·가격경쟁력 앞세운 맞춤형 마케팅 ‘무기’

(주)기술과가치는 한국화학연구원의 '폴리실리콘 제조기술' 기술이전사업화 공식에이전트다. 일명 돈이 되는 기술, 팔리는 제품이 되기엔 ‘2% 부족한’ 부분을 채워넣는 역할을 해왔다. 화학연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폴리실리콘 생산방법인 유동층 석출법(FBR, Fluidized Bed Reactor)이 시장에서 통하도록 생명력을 불어넣는데 적임자인 셈이다. (유)실리콘밸류와 (주)기술과가치의 대표를 겸하고 있는 임윤철 대표는 이번 전략과제를 “화학연의 기술과 실리콘밸류 비즈니스의 만남”이라고 표현했다. 임 대표는 “사실 폴리실리콘 비지니스를 알게 된 것은 오래 되진 않는다"며 “반도체 산업이 발전해온 과정과 같이 태양광 역시 장비산업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고 김희영 박사가 개발한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 

-회사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 태양전지 원료인 폴리실리콘 제조 장비 개발을 위한 SPC다.  폴리실리콘 유동층석출반응기(FBR)와  STC 반응기(reactor), 두 가지 핵심장비를 개발한다.
우리의 비전은 태양광 장비전문 기업이다.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장비 수요에 따라 제품을 계속 개발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출연연구소나 대학 등에서 개발한 차세대 기술을 상용화 가능한 장비기술로 만들어 내는 ‘에너지 신기술 인큐베이션’ 회사를 지향한다. 

-폴리실리콘 시장 전망은 어떤가.
▲ 2012년 가격하락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세계적으로 공장 증설이나 신설이 지연되고 있다. 시장 포화 시점이 늦춰질 것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이 화두 아닌가. 전체적인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그리드 패리티가 와도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맞춰가며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이저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시장에서 마케팅 전략은.
▲ GT솔라 PPP 센트로썸 등 기존 업체와의 차별화를 위해 폴리실리콘 유동층석출반응기(FBR)와 STC 반응기, 두 장비를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FBR은 화학연이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외국에서 생산하는 기업이 없다.
가격경쟁력도 충분하다. 같은 양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기 위해 기존 장비인 지멘스 반응기는 3대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개발하려는 FBR은 1대면 된다. 운영비용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코스닥 기업이나 공기업처럼 기술개발, 상용화 진척상황을 수요자에게 공개할 것이다. 국내업체뿐만 아니라 해외 7대 메이커에도 제품 정보를 제공하겠다.   

-추진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 이번 과제 선정을 위해 SPC를 설립했는데, 유한회사라 설립이 쉽고 자본금 규모가 자유로운 반면  자본참여자가 자기자본을 남에게 팔 수 없도록 돼 있다. 투자자가 참여를 꺼릴 수 밖에 없다. 회사를 키우고 싶어도 통로가 막혀 있는 셈이다. 나중에 유한회사를 주식회사로 바꿀 수 있도록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대전의 쌍용연구소 내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1차년도 1사분기에 참여인력 섭외를 끝내고, 3사분기 전에 장비 제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테스트를 거쳐 첫 번째 프로토타입을 내놓을 것이다. 시장의 반응을 보면서 수정, 보완이 이뤄질 것이다. 2차년도에는 6~9개월간의 현장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3차년도에는 제품을 최적화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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