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의 고민?
울산시민의 고민?
  • 최호 기자
  • 승인 2008.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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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울산석유화학공단 업체들의 연료전환 요구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단 내의 기업들은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연료값 상승으로 현재 사용 중인 저유황 벙커씨유로는 사업유지가 힘들다며 석탄사용을 가능케 해달라고 1년 전부터 요청한 상태. 울산시는 대기오염을 이유로 난색을 포명했지만 기업들의 어려운 사정 또한 외면할 수 없어 장고 끝에 최근 제한적인 석탄연료 사용 허가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의 이러한 고민은 사실 현재 모든 산업계, 나아가 전 세계적인 고민이기도 하다.
경제성장과 환경오염. 이 두 단어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패러다임이 발표되면서 반드시 같이 이뤄져야하는 상생의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그동안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면 다른 한쪽을 포기해야하는 반목되는 개념으로 오랜 시간 자리잡아왔다.

이번 울산시의 경우만 해도 울산지역 50개사가 연간 사용하는 저유황 벙커씨유 202만8588kℓ(1조2740억원)를 모두 석탄으로 교체하면 1조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는 산업체의 주장과 추후 발생할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처리 비용이 더 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새 비전을 발표하고 전 세계적으로 저탄소사회라는 기치가 대두되고 있어도 현실적으로 이 두 단어의 공존이 가능하기는 녹록치가 않아 보인다. 성장과 환경보존이라는 이 오래된 논제를 동시에 포용할 수 있는 정책이나 제도는 정부가 제시한 비전에 비하면 여전히 낡은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울산시의 연료정책은 투입연료와 배출 오염물질을 모두 제한하는 이중 규제이기 때문에 기업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도 지적도 따라왔던 게 사실이다. 가격보조정책이나 상황에 맞는 한시적인 대책이 현재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업체들은 이번 연료전환요구 결과에 업체 사활이 달려있다고 말할 정도다.

울산시가 공식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던 그 결정이 산업계와 환경단체에 미칠 영향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정이 산업계, 환경단체, 자치단체의 제2의 행동을 유발할 가능성 또한 매우 커 보인다.

딜레마라면 딜레마인 이번 사안을 두고 울산시가 내릴 결정이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나오는 만큼 묘안이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최소한 다수가 수긍할만한 결과를 보였으면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언제나 이해관계가 얽힌 단체의 입맛에 나오는 사전평가 자료가 아닌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마련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바탕부터 조성되길 바란다는 바람도 덧붙여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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