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기술의 ‘건조기술’ 수출 하겠다”
“건조기술의 ‘건조기술’ 수출 하겠다”
  • 박홍희 기자
  • 승인 2008.11.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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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넘어 해외에 기술수출 ‘발판’
건조기술, 100% 국내 기술 … 시간당 2톤 생산 가능

우드펠렛을 수입한다. 캐나다, 중국, 러시아산 펠렛을 수입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러시아서 오면 가격 경쟁력 없고, 중국서 들어오는 것은 품질이 떨어지고…

업계에 굴러다니는 말들이다.
아무리 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한다지만 산 많고 나무 많은 우리나라에서 나무연료 마저 수입을 해야 한다니 도대체 이유가 뭘까?

나무를 에너지 자원으로 이용하는 길은 인류역사 속에서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말려서 태우는 것. 여기서 발전한 것이 나무를 파쇄해서(우드칩) 이용하는 기술과 나무를 분말로 만들어 다시 소입자로 고형화(우드펠렛)해 연소시키는 기술이다.

문제는 부피 면적당 최고의 열량을 낼 수 있는 우드펠렛의 제조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평소 재생에너지 산업의 기본은 우리가 갖고 있는 자원을 활용하는 산업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기술이 없어 수입을 해야 하다니.

군산에 우드펠렛 제조 공장을 지었다는데 취재요청을 여러번. 아니 가볼 수 있을까.
이름도 없는 공장, 톱밥이 쌓여있어 짐작으로 ‘여긴가보구나’ 했다.
광주에서 점심도 거르고 왔다는 이형우 교수(사장)가 반갑게 맞는다. 본격적으로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것은 3~4일 밖에 안된다고 한다.
공장은 돌아가는데 펠렛은 얼마 보이지 않는다. 사무실이라는 콘테이너로 들어가니 이름하여 벤처기업이란다.

펠렛 제조의 핵심기술은 나무에 포함된 수분 함량을 10%이하로 낮추는 것. 그 밖의 기술이나 설비는 응용만 하면 되는데, 적정의 함수율까지 낮추는 것이 노하우. 이 기술을 개발하는데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군산공장은 파일럿 플랜트 개념이지만 핵심기술인 나무 건조기술이 그 속에 있었다.
“훨씬 저렴해요. 그렇지 않으면 나무를 가져와서 분말로 만들어 사용해야 하는데 그 과정을 여기서는 거칠 수 없어요. 군산에 공장을 세운 것은 톱밥을 얻기가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 건조기술이 생산한 고품질 우드펠렛

-톱밥은 가축을 기르는데도 사용하던데 구하기 쉬운지요.

▲그런면도 있지만 요즈음 목재 공장 가동율이 떨어져 인근에서 나오는 톱밥을 다 모아도 원료가 부족한 형편입니다. 목재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하면 한 공장에서 나오는 양만해도 하루 생산량 2톤의 분량은 충분합니다.

-펠렛의 제조기술 가운데 건조기술이 핵심이라면서요.

▲펠렛의 수분함량을 10% 이하로 유지하는 프로그램 개발이 어렵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요. 수분의 함량이 높으면 발열량, 연소 등의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펠렛을 건조하는데 에너지를 얼마나 쓰나요.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를 더 많이 쓴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이 공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는 펠렛 보일러이지요. 그리고 펠렛의 가격은 경유 열량의 40% 수준입니다.
-펠렛은 부피가 있어 운반비가 많이 들것 같은데.
▲그것이 문제예요. 운송거리가 멀면 타산성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는 군산 인근에만 공급합니다.

-광주에 공장을 짓지 않고 왜 군산에 지었습니까.
▲ 건조기술의 국내 최초 우드펠렛 생산 공장(전라북도 군산시 오식도동 소재)


▲군산이 목재소가 많아요. 목재소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톱밥을 얻는데 군산이 최적지이지요. 여기에 목재공장이 제일 많으니까요.

-왜 톱밥을 원료로 쓰지요.

▲펠렛을 만들기 위해서는 톱밥을 원료로 쓰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지요. 생산 공정의 한 과정을 거친 것이기 때문에 비용부담을 덜어 생산된 펠렛도 저렴한 단가에 공급할 수 있어요. 

-정부에서는 내년에 펠렛보일러를 보급한다던데 대응할 수 있겠어요.

▲정부의 정책은 잘 모르겠지만 좀 무모한 것 같네요. 펠렛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만 활용해야 합니다. 갑자기 가격이 오르거나 공급이 끊어지면 수요자가 골탕을 먹게 됩니다. 국내에서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만든 후에 펠렛보일러를 공급하는 것이 좋습니다.

-파일럿 플랜트라는 개념은 이해합니다만 이 교수님께서 개발하신 시스템에 대해 평가 해주실 수 있나요.

▲놀라지 마십시오. 동남아, 러시아는 물론이고 유럽에서도 우리 설비를 도입하고 싶다고 타진해오고 있어요.

-이유는 무엇인지요.

▲생산되는 펠렛의 품질이 우수하니까요.

-수입하는 펠렛이 문제가 있다고 하던데요.

▲중국산은 갈대로 많이 만드는 것 같아요. 농산부산물을 이용하는데 연소 후 재가 많은 것이 단점이지요. 우리 제품은 재가 4% 미만이지요.
그리고 러시아산, 캐나다산은 가격을 맞추기 쉽지 않아요. 석유나 가스를 사용하는 것 보다 싸야 하는데 운반비·유통과정을 거치면 쉽지 않아요.

-펠렛을 연구하면서 있었던 일 중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없나요.

▲펠렛을 만들려면 따라야 하는 것이 보일러입니다.
정부에서 보일러도 개발한다고 해서 보일러 개발에 참여해보려 했는데 한번은 행사장에서 “다 해먹으라”고 야유를 하더군요. 아차 이건 아니다 싶어 보일러 개발을 취소했어요.

-국내에 우드펠렛 산업을 일으켜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목재연료는 운반비가 과다하게 들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소규모의 공장을 전국에 분포시켜 건설하고 인근에서 나오는 자원을 활용하고 다시 인근에 보급해야합니다. 예를 들면 한 개 시·군에 하나 정도의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산림청에서 이와 같은 방식으로 확대 건설하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저도 그렇게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럴정도로 목재 부산물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

▲충분하지요. 우리는 산림정책을 추진하면서 발생하는 부산물이 굉장히 많아요. 항상 이야기 되는 바와 같이 산에서 그대로 썩고 있지 않습니까. 재생에너지라는 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에너지 자원의 활용인데 우리는 자원을 산에서 그대로 썩히고 있어요.

-왜 그렇지요.

▲잘 알고 있으면서 꼭 이야기 해야 하나요. 부처간의 협의가 안되기 때문이지요. 산림청의 예산은 나무의 가지를 자르는 예산밖에 없어요. 지경부의 예산은 에너지를 만드는 예산밖에 없고요. 산에서 잘라낸 나무를 운반할 수 있는 도로까지 끌고 내려오는 예산을 누가 내느냐하는 문제를 두고 갈등을 보이고 있어요. 언론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노력해보지요. 그렇게 해서 산림자원을 에너지로 이용하면 경제성이 있나요.

▲자원의 순환측면에서 반드시 해야 합니다. 그것을 하지 않고 해외에서 나무연료를 수입한다는 것은 넌센스가 아니겠습니까.

-교수직이 좋을텐데 구테여 이 어려운 일을 하십니까.

▲학창시절 부친이 교수를 시키려고 무진 애를 쓰셨지요. 일찍이 교수가 되고 보니 제일 가슴 아픈 일은 대학교를 졸업하고서도 취직을 못하는 학생들을 보는 거예요. 그래서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 길로 들어섰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사업에는 큰 소질이 없어요. 사업을 해보니 자금조달이 무척 어려워요.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맡기고 엔지니어나 할 생각입니다. 설비가 많이 건설돼 학생들의 취업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형우 대표 약력
▲ 이형우 건조기술 대표이사


1961 서울출생
1979∼1989  서울대 농대 임산가공학과 박사
1989  전남대 임산공학과 조교수
1987∼1989  산림청 임업연구원 임업연구사
1994∼1995  미국 미시간주립대 재료공학과 겸임교수
2000∼현재  ㈜건조기술 대표이사(겸직), 전남대학교 교수
사진 594-이형우
이형우 건조기술 대표이사
사진 594-건조공장
사진 594-펠렛
건조기술이 생산한 고품질 우드펠렛
사진 594-건조내부
건조기술의 국내 최초 우드펠렛 생산 공장(전라북도 군산시 오식도동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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