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사원 어머니 선박 스폰서로 초대
현대중공업 사원 어머니 선박 스폰서로 초대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8.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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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폰서로 초대된 송춘자 씨가 선박을 명명(命名)하고 있다. 우측 2번째부터 문지환 씨, 송춘자 씨
60대 여성이 선박 건조에 혼신의 힘을 다한 아들의 열정과 지극한 효심 덕에 초대형 선박 스폰서로 초대돼 화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1일 열린 CMA CGM사 선박의 명명식에 이 회사 시운전부에 근무 중인 문지환 씨(31세)의 어머니 송춘자 씨(65세)를 스폰서로 초정했다.
선박의 스폰서는 성공적인 건조를 축하하고 배의 이름을 짓는 명명식 행사의 주인공으로, 주로 선주의 부인이나 딸, 선주사의 고위 여성 관계자 등이 맡아온 것이 관례다.
간혹 여직원 및 직원 부인이 스폰서로 참여한 경우는 있지만 직원 어머니가 명명식 무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직원 어머니가 명명식에 초대된 것은 선주사인 CMA CGM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CMA CGM사는 문지환 씨가 최근 인도된 자사 선박에 큰 노력을 기울인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며, 평소 그가 극진히 봉양하던 어머니께 명명식 스폰서를 맡기고 싶다고 전해온 것.
문 씨는 경상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 지난 2006년 1월에 현대중공업 공채로 입사했으며 지금까지 30여 척의 선박 건조과정에서 전장 시운전을 담당해왔다.
전장 시운전은 선박 건조 후 3~4일 동안 근해를 항해하며 항해장비, 발전기, 배전반, 엔진 등 선박의 전기·기계장치를 검사하는 힘든 작업이다.

이날 스폰서로 초대된 송춘자 씨는 “넉넉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일을 묵묵히 잘 해내고 있는 아들에게 감사한다”며 눈물을 훔쳤다.
문지환 씨는 “내가 만들고 어머니가 이름 붙인 배가 5대양을 누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문 씨는 1남 1녀 중 막내로, 홀어머니와 뇌성마비1급 장애를 가진 누나를 부양하며 어릴 때부터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해왔다.
한편 이날 송 씨는 공사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5천100TEU급 컨테이너선을 선주사와 주요 항로인 미국 동부의 주(州) 이름을 따 ‘CMA CGM 버지니아(Virginia)’호로 명명했다.
이 선박은 길이 294미터, 폭 32.2미터, 높이 21.8미터 규모로 22일 인도돼 전 세계 항로에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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