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전기산업계 정책적 배려 있어야
특별기고 - 전기산업계 정책적 배려 있어야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1999.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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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10일은 우리나라에 처음 전기불이 밝혀진 날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전기의 날'이었다.
 
1900년 서울 종로에 최초로 전등이 점화된 이후 어언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기산업은 국가기간 산업의 원동력으로 경제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했고 타 산업발전의 근간이 되어 왔다.
 
하지만 과거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 따라 전기산업은 정책적 배려에서 다소 뒷전으로 밀려난 감이 없지 않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에 오기까지에는 수출산업을 적극 육성한 결과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지만 전기산업과 같은 핵심산업 없이는 이 또한 이루어질 수 없었으며, 전기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 국민 모두는 과거에 비해 훨씬 질 좋은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기요금이 경쟁국 어느 국가보다 저렴하고 양질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기계는 공교롭게도 수요·공급자가 한솥밥을 먹으면서 공존공영하고 있다. 수요자인 한전은 제조업계에 우수한 기자재 생산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공급자인 제조업체는 성능과 안전성이 보장되는 전기기자재 보급을 통해 한전 지원에 보답하고 있다.
 
그러나 WTO 체제 이후 시장개방이 본격화되면서 전기업계도 세계와 경쟁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전기업계는 국제 경쟁력과 기술 자생력, 경영여건 등이 취약해 세계 유수 기업과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한전의 제조업계 지원사업은 다른 산업분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빛나는 사업이 아닐 수 없다.
 
한전은 전기업계 특히 국가 경제의 뿌리인 중소기업의 기술력 강화와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중소기업 기술지원 사업을 특별히 펴고 있다.
 
금년에는 송배전 분야에 약 1조원의 예산을 추가 배정하였고 중소기업을 위한 예산도 250억원을 배정해 중소기업 살리기는 물론 고용창출로 국가경제 위기 극복과 제2건국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바라건대 제조업계에서 이같은 지원을 적극 활용하여 더 좋은 전력을 생산하는 밑거름으로 삼아 국가경제 재건과 어려움에 처해 있는 국민에게 좀더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기를 보급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한편으로 '전기의 날'을 맞아 그동안 전기산업이 홀대를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기술진보 시대에 세계 엘리트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간산업에 종사할 우수 저변인력을 양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각 대학에는 전기 전문학과가 축소되고 있고 일부 전기과에도 지망생이 현격히 줄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그동안의 정부조직 개편과정에서 조차 전기국이 없어진 것은 물론 최근에는 전기공업과 마저 없어지는 등 기초산업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산·학·연에 몸담고 있는 전기인 모두가 한마음 한목소리 속에 서로 결집하고 분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정부나 한전과 같은 국가기관에서 전기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줄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
 
우리 국민들도 물, 공기와 더불어 가장 중요하고도 가까이 접해야 하는 전기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고 고마움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이제 '전기의 날'이 전기인들만의 잔치가 아닌 전국민의 기념일로 기억되기를 기대해 본다

<공창덕 한국전기공업진흥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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