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보내며.......
한해를 보내며.......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1998.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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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년대 석유파동은 차치하고 우리는 지난 10여년간 에너지 공급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여름을 맞기 위해서는 비상발전기까지 점검을 해야 할 정도로 그야말로 에너지 총동원령을 내리다시피 하면서 지난 10년간 지내왔다.
 
따라서 에너지정책의 가장 큰 골격은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이 항상 머리부분에 놓였다.
 
따라서 우리는 매년 에너지소비가 늘어날 것으로만 생각해 에너지정책을 수립, 추진해왔다.
 
IMF를 맞아 급락하는 에너지소비에 대한 대책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아마 건국이래 에너지가 올해처럼 남아돈 때는 없었을 것 같다.
 
IMF는 우리에게 에너지가 남아돌아 고민하게 했다.
 
우리도 에너지가 남아돌 때가 있구나. 참으로 올해는 에너지분야에 종사한 사람으로서 갑자기 석유가 동해에서 쏟아진 것 같은 기분이다.
 
전력은 발전소를 남아돌아 외국에 팔았고 가스선은 가스를 담을 곳이 없어 바다위에 떠있어야 했다.
 
IMF로 원자재가 부족해 산업생산에 차질을 가져왔지만 에너지만은 이땅에 넘쳐 흘렀다.
 
석유, 가스, 전력을 판매하는 회사들은 조금이라도 더 팔기 위해 애를 썼다. 따라서 에너지절약정책은 맥을 추지 못했다.
 
절약이야기가 나오면 무슨 소리냐고 핀잔을 들었다.
 
IMF를 극복하는 첩경은 에너지절약이 제일이라고 했지만 그것은 말뿐이었다.
 
국제유가가 연말에 이르러 10달러 이하까지 폭락했다. 우리는 그 덕분에 80억달러나 외화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뒤집어 보자 국제유가가 2배로 올랐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는 5백억달러 이상을 써야 할만이다.
 
무역수지는 제로(ZERO) 베이스. 수입금액의 절반 가까이를 에너지를 수입하는데 할당해야 할 판이다.
 
우리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20%는 되었을 것이다. 눈앞이 아찔하다.
 
우리경제를 이정도 선에 살린 것은 바로 국제유가가 아닐까. 미국과 이스라엘, 이라크가 한달만 전쟁을 했더라도 얼마든지 가능한 시나리오였을 것이다.
 
神에게 감사의 뜻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우리는 무엇으로 神의 뜻에 보답해야 할 것인가.
 
지금 세계의 유가는 최저점에 도달해 있다. 지금이 바로 유전을 살 때이다. 지금 유전을 사면 3년뒤에는 3배이상 남을지도 모른다.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일본은 지금 러시아에서 일본까지 파이프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러시아 유전이야기가 들어간지 이미 오래이다.
 
자원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는 경제대국이 될 수 없음을 말할 필요도 없다. 설령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해도 종속적인 경제를 벗어날 수 없고 모래위에 기둥을 세운 집이나 다름없다.
 
아무리 살림이 어려워 굶어죽는 한이 있더라도 봄에 뿌릴 씨앗은 남겨 놓는다. 나라의 호주머니가 말이 아님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설사 국가의 십년앞을 내다보는 안목만 가지고 있어도 자원확보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국가의 百年大計를 논하는 위정자들의 혜안이 IMF 한해를 보내면서 빛나기를 바란다.
<南亨權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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