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 20년 성과와 과제
지역난방 20년 성과와 과제
  • 남부섭 발행인
  • 승인 2005.11.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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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역난방공사가 지난 1일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
그런가하면 최초로 지역난방을 시작한 서울시 SH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목동열병합발전소는 18일로 열공급 20주년을 맞는다.

개별난방, 중앙난방에서 한단계 선진화된 지역난방은 우리사회에서 최고의 난방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정부가 실시하는 인구총조사에서도 지역난방 항목이 설정되어 있을 정도로 주거문화를 향상시키는데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1950년 유럽에서 처음 시작되었다는 지역난방은 도입 초기에는 기술적 수준이 낮아 거의 모든 면에서 해외에 의존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핵심적인 열배관 제조 및 시공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불어 초창기에 비해 해외로 지출되는 기술료도 한국지역난방기술(주)의 경우 10%도 되지 않을 정도로 향상되었다고 한다.

20년의 역사가 길다면 길지만 한난을 중심으로 한 관련업계에 종사하는 인사들의 열정어린 노력의 결과가 아니겠는가
특히 일본에서 열배관을 교체하기 위해 한난의 시스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위와 같은 평가가 의례적인 표현은 아니라고 믿어도 될 것이다.

지역난방 20년 역사는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이라면 이제 우리는 지난 과거를 평가하고 미래의 향방을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열공급 20년을 맞는 SH공사 목동열병합발전소는 서울시의 우유부단한 시책으로 아직도 운영의 정상화를 기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운영에서 손을 뗀 이후 3년마다 운영주체가 바뀌면서 조직의 안정을 기하지 못하고 방향을 잃고 있다.
서울시는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않으면 감가상각비조차 적립하지 못한 이 사업장은 앞으로 애물단지가 될 것이 틀림없다.

서울시는 수차례에 걸쳐 한난에서 운영을 맡아줄 것을 요구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 가지 요인이 있어 합의가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으나 다시 한번 검토해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서울시는 SH집단에너지사업단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서울시는 일천만 인구를 갖고 있으면서 에너지에 관한 시책은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기껏해야 에너지행정조직이라는 것이 SH공사에너지사업단을 관리하고 가스가격을 책정하고 허가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

인구 일천만을 갖고 있는 도시로서는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에너지에 무관심한 시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시책의 부재는 서울시가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에너지 시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서울시는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을 공사나 별도의 법인으로 설립하여 에너지시책을 개발, 수립하는 전문기관으로 육성하는 것이 또 하나의 방책이 아닌가 싶다.
세계에서도 최대규모라고 자랑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그 규모에 걸맞는 지역난방사업자로 방향을 잡고 있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역난방의 기본개념은 개별난방을 하는데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있는 것이다.
지역난방은 개별난방을 하면서 발생되는 안전성을 높이는데는 성공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별난방에서 이용하기 어려운 저급연료를 이용한다는 차원에서는 전혀 다른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지역난방이나 개별난방이나 최고급 연료인 LNG를 에너지원으로 대부분 이용한다는데 있어서는 차별점이 없다.

소각열, LFG를 지자체가 개발하면서 지역난방열원으로 이용하는 것이 전부일 뿐 한난이 자체적으로 저급에너지를 이용하는 사례는 전무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외국은 집단에너지를 기본개념으로 하는 지역난방은 에너지원으로 저급에너지를 활용하는데 기본목적을 두고 있다.

한난은 핀란드가 대통령궁 바로 옆에 석탄을 쌓아놓고 지역난방연료로 사용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LNG나 LSWR등 편리한 에너지원만 이용하고 있을 뿐 환경정책을 핑계로 노력을 게을리 하고 있다.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는 열배관에 연결하는 방법으로 밀짚, 보릿짚, 폐목, 바이오가스 등 각종 저급 에너지원을 지역난방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보급확대에만 치중할 뿐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에너지종합기업으로 발돋움한다고 전기사업, 가스사업에 진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전력사업자로서 한전이 있고 가스사업자로서는 가스공사, 도시가스사등이 있다.
공기업은 국가가 민간기업으로서 하기 어려운 일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되는 것이다.

한난은 집단에너지사업이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민간이 하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저급에너지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설립된 공기업이다.
가가호호 난방을 하기 위해 설립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난방은 각 가정의 개별적인 책임이라는 것이 현재 우리사회의 인식이다.

공급확대, 종합에너지기업 등 한난의 잘못된 사업방향은 결국 민영화 대상 1호로 시달림을 받는 원인을 제공하였던 것이다.
한난은 국내현실을 감안할 때 부존하는 저급에너지자원을 개발, 활용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난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은 그  길이고 또한 그 일을 할 때 한난의 존재가치는 인정받을 수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창립 20주년, 열공급 20주년을 맞는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 에너지절약에 기여한 바가 큰데도 불구하고 경사를 맞아 쓴 소리하는 것은 그만큼 두 기업의 존재가치를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에너지산업발전에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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