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50달러 돌파
두바이유 50달러 돌파
  • 김경환 기자
  • 승인 2005.04.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산업계 고유가 충격 확산 조짐

정부 석유류 관세율인하조치 6개월 더 연장 검토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섰다.
두바이유는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의 70%가 넘는 중동산 기름의 가격기준이되는 원유로 정부는 최근 올해 두바이유의 연평균 가격을 배럴당 37-40달러로 상향조정했으나 최근 유가 수준은 이같은 수정 전망치마저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석유류 관세율 인하 조치를 6개월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며, 산업계는 유가 상승곡선에 촉각을 곤두세우며고유가에 대비한 비상체제속에서 본격적인 원가절감과 에너지절약에 나섰다.
정부는 두바이유 가격 급등이 계속되자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석유류 할당관세율 인하조치를 내달 1일부터 6개월간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작년 4월 유가안정대책으로 석유류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6개월간 2%포인트씩 낮췄으며 유가상승세가 지속되자 지난해 10월 이 조치를 6개월간 연장했다.
관세율 인하조치가 추가 연장될 경우 매월 250억~300억원, 6개월간 1500억~18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관합동으로 구성된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는지난달 17일 두바이유의 연평균 가격을 배럴당 37-40달러로 예상했지만 유가는 이후2주간 좀처럼 하락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협의회의 전망은 올해초 대부분의 해외 주요 예측기관의 전망치를 토대로 하고있지만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현재의 고유가는 전쟁 등 특별한 상황에 따른 것이 아니고 심각한 수급불안 때문도 아니지만 투기자본이 두바이유 시장에 집중 투입되고 재고부족 전망이 이어지면서 예상을 넘어서는 초강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업계는 당초 2.4분기 들어서 유가가 다소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예상은빗나갔고 이 상황에서 석유 수요가 증가하는 하절기에 접어들 경우 두바이유가 배럴당 40-45달러대를 유지하는 상태가 지속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증산 여력이 부족하고 헤지펀드 등 국제 투기세력들이 석유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증산 발표에 따른 유가안정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승용차 10부제를 포함한 강제적 석유소비 억제조치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일단은 에너지이용합리화 자금 지원 등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중.장기 대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99개 공공기관에 대한 기관별 에너지절약활동 전담 지정, 에너지 다소비사업장에 대한 에너지 진단과 에너지 관리자 선임 의무화, 자동차 공인연비 준수 조사, 열병합발전 보급 활성화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계 에너지절감 대책
고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화섬업계는 벤젠 등 석유화학제품의 수급 밸런스를 예의주시하면서 원자재 구매선을 다양화하고 에너지 절감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는 등 대응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코오롱은 에너지 절감에 대한 노력으로 상반기중 24억원을 들여 구미공장에 `수축열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수축열 시스템은 낮은 가격의 심야 전력을 이용해 원사의 열을 식히는 냉수를 만들어 저장해 놓았다가 낮 시간대에 사용하는 에너지 절감 시스템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고유가에다 교토의정서 발효로 에너지 절감이 경영의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수축열 시스템 뿐 아니라 고효율 제조설비 도입 등 에너지 절감 대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도 연료비 비중이 매출원가의 2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유가상승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항공사들은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유가 고공행진에 따라 비수식 노선 폐지 및 감축, 유류 사용을 최소화하는 항공기 경제운항 시행 등 비상경영대책을 지속해오고 있다.
항공업계는 아울러 유가상승에 따라 오는 10일부터 여객에도 유류 할증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자동차업계도 고유가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각 부문별 올해 업무계획과 예산안을 토대로 강도 높은 원가 절감 계획을 마련, 이미 시행에 들어갔다.
생산라인의 경우 에너지 절약 공법과 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울산공장 등에 폐열을 재활용하는 열병합발전소 건립도 적극 검토중이다.
또 고유가 흐름이 지속될 경우 내수는 물론 수출도 상당히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고유가 환경에 맞춰 판촉 및 마케팅 전략을 개편하고 있다.

아울러 내수와 수출 물량의 적절한 배분을 통해 고유가 타격을 최소화하는 한편장기 전략으로는 고효율, 친환경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자업계의 경우 유가상승에 따른 중장기적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주력 수출품인 LCD, 휴대전화 등의 항공을 통한 수출 물량의 일부를 선박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사업장에서 절전 캠페인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경우 작년에 대외악재에 따른 비상경영 태스크포스를 꾸린뒤 매주 한차례씩 원자재 구매관련 전략계획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지난해 말 도입한 도요타식 생산방식을 강화,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고유가 및 원가 상승 압력에 대비, 각 사업본부별로 경영회의 등을 통해 경비감축 지침을 공유하는 등 상시적인 원가절감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미 유가50달러, 60달러로 급등할 것에 대비한 회사 차원의 대비책도 마련해놓은 상태다.
LG화학은 최근 국내 경기침체와 중소기업의 경영난 등으로 인해 유가 인상분을 제품 판매가격에 그대로 전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영업이익률 10% 이상의 고수익 제품 매출 비중을 늘리는 한편 정보전자소재 등 고부가 신사업의 매출과 산업재 사업의 해외매출 비중 확대 등 수익구조 다변화 전략을 추진키로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