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다시 급등
국제유가 다시 급등
  • 한국에너지
  • 승인 2005.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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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105달러 넘을 가능성
전문가, 강세 기조 꾸준히 유지될 것

미국의 휘발유 재고 감소 및 국제유가 급등 전망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크게 올랐다.
지난 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31일 현지에서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와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55.33달러, 52.07달러로 각각 전날에 비해 배럴당 1.31달러, 2.35달러 올랐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배럴당 47.36달러로 전일 대비 0.94달러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WTI 5월물과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의 브렌트유 선물가도 배럴당 55.40달러, 54.29달러로 전날에 비해 각각 배럴당 1.41달러,  2.20달러 올랐다.
이날 석유 선물시장의 유가는 전날 발표된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휘발유 재고감소 발표 여파로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동반 상승했다.

EIA는 주간 석유재고 중 휘발유 재고가 29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성수기를 앞두고 휘발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판단한 투기자본의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휘발유 가격이 급등했다.
이 때문에 4월분 휘발유 선물가격은 한때 갤런당 1.675달러로 지난 84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종가는 전날보다 갤런당 5.88센트 오른  1.6549달러에 마감됐다.

또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는 유가가 이른바 '수퍼 스파이크'(Super Spike)  초기단계에 진입해 앞으로 배럴당 105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수퍼 스파이크란 소비 위축을 초래할 수준의 가격 상승 단계를 말한다.

골그만 삭스 아르준 무르티 분석가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유가가 에너지 소비를 상당히 줄일 수 있고 여유 생산능력을 창출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는 상황이라면서 이 국면에서 국제유가의 범위를 종전 배럴당 50-80달러에서 50-105달러로 상향조정했다.
무르티 분석가는 또 올해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가격 전망치를 종전 41달러에서 50달러로, 2006년도 전망치는 40달러에서 50달러로 각각 높인다고 밝혔다.

무르티는 이와 같은 유가 전망을 토대로 석유업체들의 수익전망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현 주가 수준을 유지할 때나 하락시에는 물론  상승시에도 석유업종의 주식보유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고유가가 수출기업들의 채산성과 국내 물가 등에 부담인 것은 사실이나 현 유가가 아직 우리 경제와 기업이 감내할만한 수준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유가가 당분간 50~60달러(WTI기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만큼 올 한해 내내 증시는 유가 변수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유가가 60달러에 진입할 경우 급격한 투자 심리 위축과 함께 한 차례 증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현재 증권사의 올해 지수 전망에 적용된 유가 전망치가 대부분 40달러 후반~50달러초반에 불과한만큼 전반적인 전망 수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유가 55달러 상회로 정유주 강세
전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41달러(2.6%) 상승한 55.40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휘발유 재고 감소 발표 여파로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데다 현 국제석유시장의 상황이 유가가 배럴당 최고 105달러까지 치솟는 '초강세(super spike)' 국면의 초기단계라는 골드만삭스의 보고서가 공개되자 유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오후 2시20분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유가급등 소식에도 불구, 전날보다 15.59포인트(1.61%) 오른 981.27을 나타내며 이틀째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 고유가 수혜주인 SK와 S-Oil 등의 정유주는 3%이상 뛰었을 뿐 아니라 유류소비가 많아 유가 상승이 달갑지 않은 한진해운, 현대상선 세양선박 등  해운주와 한국전력까지 오히려 1~2% 올랐다.
다만 항공주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2% 떨어져 유가변동에 반응하고 있다.

▲아직까진 견딜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현 유가 수준이 높은 편이나 경제나 증시에 큰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민균 우리투자증권 금융시장팀장은 "현재 유가가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는  하나, 물가 등을 감안할 때 아직 80년대 등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전 팀장은 이어 "특히 대기업의 경우 현재 이익 규모가 상당히 크고 그동안  생산 효율성이 매우 높아진만큼 유가가 55달러를 넘어선다해도 이익은 다소  줄겠지만 당장 '장사를 못할 지경'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동원증권 고유선 연구원도 "올해와 내년 유가가 50~60달러 사이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현재 유가 강세가 중국과 미국 등 세계 실물 경기의 호조와 동행하고 있는만큼 국내 경제와 증시에 큰 충격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경기는 저조한데 투기적 요인으로 유가만 치솟는 경우와 달리 경기 상승에 따른 유가 강세는 수출호조 등으로 그 충격이 어느정도 흡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 연구원은 또 현재 중국의 경제 성장과 함께 소재산업이 중심이 된  세계경제가 2006년정도부터 기술집약적이고 효율성이 높은 IT중심으로 다시 재편될 가능성이 있는만큼 유가강세가 1~2년내 최고 60달러선에서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이와함께 국내 수입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금액기준)이 지난 2000년 당시 15.7%에서 최근 12%대로 낮아지는 등 유가에 대한 한국 경제의 내성이 커졌다는 점과 최근 원화가치 절상으로 유가강세에 따른 수입물가상승 압력이 상쇄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60달러 넘어서면 충격 불가피
전문가들은 골드만삭스의 견해처럼 단기간 내 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은 낮지만 강세 기조는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관련 우리투자증권 전 팀장은 "세계 경제 성장으로 석유 수요가 꾸준히 늘고 달러 약세가 진행될수록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이 투기 대상으로 석유에 주목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만큼 당분간 유가가 40달러대 밑으로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동원증권 고 연구원도 "세계 경기가 나쁘지 않은만큼 50~60달러 수준의  유가가 올해와 내년 이어질 것이며 투기적 요인이 겹칠 경우 6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두 연구원은 공통적으로 만약 유가가 60달러선을 넘어설 경우  실질적  경제타격과는 상관없이 일단 증시는 심리적으로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더구나 현재 높게는 1,200선까지 제시된 증권사들의 올해 지수 전망치가 대부분 47달러~50달러 수준의 유가 전망치를 토대로 산정된만큼 유가가 60달러선을  웃돌면 올해 기업실적 분석과 증시 전망이 대부분 수정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환율 관련 위험관리 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우 실적 악화 정도가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 팀장은 "현재 증권사들의 1,000이상 수준의 지수 전망은 대부분 유가가 안정된다는 전제하에 제시된 것"이라며 "유가가 60달러이상 상승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수 있다"고 말했다.

▲IEA 석유수급 비상시 방안제시
주노동일수 단축·자동차속도 25% 감속, 대중교통 운임 무료 등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세계 석유공급이 현재보다 하루  100만∼200만배럴 정도만 더 감소하는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석유 수입국들이 긴급 석유절감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IEA는 내달 연차총회에서 발표될 예정인 `시급한 석유절약(Saving Oil in a Hurry)'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비상상황시 자동차 운행 금지나 주 노동일수 단축등 운송 부문의 소비 억제정책을 도입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가 통상 비상대책 발효의 전제상황을 석유공급물량의 7%(하루 600만배럴 상당) 감소시점으로 잡고있는 것을 감안하면 불과 100-200만배럴의  공급차질만으로도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최근에도 이 정도의 원유 공급 차질은 지난 2003년 이라크전쟁 기간이나 2002년  베네수엘라에서 석유산업 파업 기간에도 볼 수 있었다.

보고서는 석유수급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고속도로 자동차 운행 속도의 25% 감속, 주 노동일수 단축, 자동차 번호판에 따른 특정일 자동차 운행 금지, 대중교통  운임무료화, 카풀제도 활성화 등 강한 유류 소비억제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같은 대비책은 고유가가 지속되는 동안뿐 아니라 예방대책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IEA측은 지적했다. 회원국중 필리핀이 석유소비를 줄이려는 `필사적' 시도로 지난 1일 부터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도 소개됐다.

IEA는 "석유소비에 대한 신속한 반응은 시장에 강력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며 "운송연료 소비를 단지 몇 %만이라도 줄이는 것은 석유가격 상승에 대한 실질적  제동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클로드 만딜 IEA 사무총장도 보고서 서문에서 "각국이 제대로 준비하기만  한다면 운송 부문 석유 소비를 실질적이면서도 신속하고 저렴하게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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