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자원무기화로 접어든다.
세계는 자원무기화로 접어든다.
  • 이연준
  • 승인 2022.01.03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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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희토류 알루미늄 배터리 장악, 자원무기화 선언
한국, 가장 큰 피해국 될 것

[한국에너지] 지난해 세계정세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파괴 준비, 미국의 대 중국 압박 등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사회는 가장 혼란스러울 시기로 접어들고 있는 현상이다.

분쟁에 휘말리면서 자원부국인 러시아는 자원을 무기로 사용하였고 중국은 자원을 무기로 사용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정세로 국내에서는 자원무기화로 우리나라가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친소, 친중 정책을 쓰던 메르켈 총리가 물러나고 반소, 반중 정책으로 선회한 독일이 메르켈 총리 시절 추진했던 노르드 스트림2 가스관을 독일정부가 승인하지 않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맞물려 가스공급을 중단했다. 유럽은 20% 이상 가스 가격이 급증했고 특히나 겨울철 발전과 난방의 불안에 휩싸였다.

급기야 미국은 다른 나라로 향하던 가스 운반선 10여척을 긴급히 유럽으로 보내는 비상 대책에 나섰다.

그리고 호주도 가스 운반선을 유럽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에 대해 가스를 무기로 여러 차례 사용해 유럽 국가들이 이에 대한 상당한 준비를 해놓고 있지만 이번 사태의 강도는 미국이 타국으로 보내던 가스 운반선을 유럽으로 보내야 할 정도로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는 걸핏하면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잠궜다가 풀어주는 일이 다반사여서 이번 사태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타협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자원의 무기화는 미국의 대중 압박과 관련하여 상당히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러시아가 자원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 자원이 얼마나 국제질서에서 효과적인 수단인지 알게 된 것 같다.

중국의 자원 확보는 전 세계를 상대로 자원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경 희토류 광물 기업 3개를 통합하여 국영기업으로 탄생시켰다. 알루미늄 과 배터리 자원 기업도 이와 비슷한 통합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들 산업과 관련한 연구기관들도 통폐합하여 자원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이 세계 희토류 채굴 70%, 제련능력 90%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중국이 희토류 기업을 공산당 직속으로 통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희토류를 중국에 맞서는 나라들에 대해 대응수단으로 쓰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CATL이라는 중국의 배터리 기업을 중심으로 콩고의 코발트 광산 지분의 4113,700억 달러에 매입하는 등 리튬, 코발트, 니켈 자원은 90% 차지하고 있다. 전기 자동차 시대에 중국이 키를 쥐겠다는 포석이다.

무기화할 만한 자원을 통제하기 위해 수출관리법까지 통과시켜 놓고 있다.

그리고 식량안보는 공개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중국인의 식량을 절대로 남에게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자신들의 안위에 위협이 되는 자원은 확보하고 자신들이 많이 확보하고 있는 자원은 무기로 사용하겠다는 중국 이다.

공급 망 재편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의 정책에 대항하기 위한 자원 무기화 정책은 미국에 상당한 위협 요소가 되겠지만 미국보다는 다른 나라, 다른 나라들 가운데 특히 우리나라에 더 큰 위협요소가 될 공산이 크다는데 문제가 있다. 지난해 11월에 겪었던 요소수 사태는 맛보기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80% 이상의 자원을 수입하는 품목이 1,850개나 된다.

중국이 미국과 일본 호주 유럽 등 가치동맹국들에 대응하면서 가장 압력 수단을 사용하기 쉬운 나라가 바로 이웃한 우리나라다. 이미 지난해 11월 요소수 사태가 증명하고 있다.

미국의 세계 공급 망 재편 정책은 향후 상당 기간에 걸처 진행될 것이며 설사 중국이 미국에 화해 제스처를 보낸다 해도 미국은 중국이 공산당 지배하에 있는 이상 중국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정립된 유엔 질서를 파괴하는 중국을 미국은 중진국 함정에 빠져들도록 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안미경중이라는 이중적 외교를 미국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설사 용납하더라도 중국은 우리가 조그마한 틈이라도 보이면 우리나라를 압박해 올 것이다.

한미동맹의 기본 틀 위에 미국이 주도하는 가치를 공유하는 편에 서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중국의 자원 무기화를 벗어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올해 예산에서 산자부는 공급 망 안정을 위한 예산을 처음으로 몇 억 편성한 것 이외는 이렇다 할 정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탈 중국을 하고 있지만 우리 기업은 다른 나라 기업이 버리고 간 공장을 오히려 매입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사건이다. 세계 조류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어디를 보아도 탈 중국 세계 조류에 대응하는 기미가 없다. 하물며 장기적인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비하는 정책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인가?

일본은 2020년 일중 분쟁으로 희토류 사태를 겪은 이후 90%에 달하던 대 중국 희토류 수입 의존도를 50%로 낮추었다. 그리고 이번 요시다 내각에서 경제안정보장 담당상을 새로 신설했다.

우리는 어떤가?

지난해 광물자원을 개발하는 광업진흥공사를 광해관리공단과 통합시키고 해외광물자원개발 업무를 중지시켰다. 그리고 광진공이 소유하고 있는 해외 광산은 모두 매각절차를 밟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는 석유공사 역시 해외자원개발사업을 모두 중지시켜 놓은 상태다.

자원의 무기화는 총을 들지 않고 벌이는 지구촌의 가장 큰 전쟁이다. 우리는 이 전쟁을 강 건너 불 보듯이 하고 있다. 현 정권에서 자원 산업은 완전히 무너졌다. 다음 정권에서 자원산업이 다시 살아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대중 압박은 갈수록 강도가 높아질 것이다. 여기에 비례해 우리의 자원안보는 더욱 위태로워질 것이다.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 지금 당장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불과 수년 내에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를 맞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자원개발 산업에 실패한 가장 주된 이유는 미리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격이 안정된 시기에 투자해야 하는데 가격이 안정된 시기에는 손 놓고 있다가 가격이 오른 시기에 투자를 해 손해 볼 수밖에 없는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또 그것을 정치적으로 악용하여 자원개발은 입 밖에도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를 만든 것이다.

국가경영이라는 개념이 없는 정치권, 대선공약을 들여다보니 자원이라는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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