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 지난달 24일 문승욱 산자부 장관이 카타르를 방문하여 알카비 에너지부 장관, 무함마드 통상산업부 장관, 알사이드 국무장관 등 카타르의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이번 문장관의 카타르 행은 LNG선박 수주 지원이 핵심이다.
카타르는 노스필드 가스전을 개발하면서 최대 1백 척의 LNG 선을 발주한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이미 카타르는 우리나라 LNG 선박을 수주, 운영하고 있는 나라로 새롭게 선박 수주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장관이 카타르까지 갈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카타르는 노스필드 가스전 개발과 관련하여 현재 운송 선사를 정하는 단계에 있고 이 운송선사가 선박을 발주하게 된다.
시간적으로는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선박 기술이 우수하고 기업들의 로비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터에 왜 장관이 구태여 지원사격을 가야 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카타르 선박 수주 환경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사실에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스필드 가스전은 이란과 공동 개발하는 가스전으로 이란은 ‘사우스 파’ 가스전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카타르의 노스필드 사업은 이란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인구 70만 정도 밖에 안 되는 카타르는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으나 근래에는 이란과 가까워지면서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그리고 중국의 2위 석유가스 기업인 시누크(CNOOC)가 노스필드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물론 시누크는 중국 국유기업으로 직원 1만8천여명 총자산 7천여억 위안 대기업이다.
반미친중 노선을 걷고 있는 이란과 인접해서 영향권 아래 놓여 있는 카타르, 그리고 투자국으로서 중국은 날로 소비가 늘어나는 LNG 수입을 카타르에서 확대하기로 하고 이를 빌미로 중국과 LNG 선박 계약을 이미 지난해 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이 과거와 달리 커진 카타르에서 우리가 단순히 기술력 우위로 LNG 선박을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특히 선박 기술이 한 수 아래인 중국이 이번에 대거 LNG선박을 수주해서 기술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기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 뻔하다.
게다가 우리는 이란과 체불 원유 값 70억 달러를 주지 못하고 있으면서 양국간 불화를 겪고 있다.
모든 여건이 카타르가 발주하는 선박을 수주하기에는 과거와는 달리 여건이 만만치 않다.
산자부나 업계에 따르면 슬롯계약이 1백 척이라고는 하지만 과거 선례에 비추어 보면 척수는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적으로 LNG 수요가 늘어나고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이 되기 위해 가스전을 개발하는 카타르인 만큼 아무리 발주 선박이 줄어든다 해도 50% 이하는 줄지 않을 것이다.
카타르의 선박 수주는 우리 선박산업계로서는 세계 LNG 선박시장을 지배하느냐 아니면 중국에 문을 열어주느냐 하는 한판의 승부가 아닐 수 없다.
장관이 갈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가야할 사안이라고 보아진다.
우리나라는 2025년부터 향후 20년 동안 연 200만 톤의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하기로 올해 7월 계약 했다. 그러나 이 물량은 과거 연 4백만 톤 보다 적은 양이다. 카타르에 대한 영향력이 중국만 못하다. 적극적인 외교가 필요하다.
문 장관은 이번 카타르 방문 길에 수소융합얼라이언스와 카타르 에너지공사 사이에 수소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제6차 한국과 카타르 고위급 전략협의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고위급전략협의회는 교역, 투자, 에너지, 건설, 기반, 농업, 해양수산, 교육, 문화, 체육 등 전반에 걸쳐 이루어질 예정이다.
카타르가 중국과 협력하는 것보다 한국과 협력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카타르에 유리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우리가 중국을 이기는 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