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새만금은 인간의 과욕을 거부하고 있다
[한국에너지] 2017년 대선이 있기 얼마 전,
어느 사석에서 모 인사가 새만금에 태양광을 까는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는 막 내수면 수상 태양광이 시작되던 시기였다.
모 인사가 재생에너지 분야에 식견이 넓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바다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은 신선한 아이디어 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바다에 설치해 성공한 사례도 없어 그저 ‘아이디어 수준의 이야기 겠거니’ 하고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정권은 새로 들어서고 정부는 곧바로 탈 원전 정책을 내세웠다. 집권세력의 일부가 반 원전 세력이기는 하지만 탈 원전 정책을 폭풍이 휘몰아치듯 몰아 붙였다.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60여년 연구와 개발로 전 국토 전기 보급률 100%. 그리고 경제성장의 근간을 이루어 왔던 원자력 발전은 불과 두어 달 만에 ‘탈 원전 로드맵’이라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국민토론과 같은 절차를 밟기는 했으나 과거 군부시절 계엄령을 선포하고 반사회적 인사라고 삼청교육대로 끌고 가듯이 탈 원전은 반 원전 세력의 쿠데타나 다름없이 진행 되었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탈 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결정을 하는데 기나긴 시간을 들이고 있다. 지구상에 두어 달 만에 탈 원전을 이루는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 우리나라의 탈 원전 기록은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탈 원전으로 여론이 뜨거울 때. 모 인사는 에너지 분야의 수장으로 앉았다. 알고 보니 대선 기획단의 일원으로 에너지 분야를 맡았던 모양이다,
새만금은 현 정권의 최대 규모 에너지 사업으로 부상 했다.
모 인사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한 것이 아닌가 생각 한다.
지금까지 새만금이라는 곳을 주마관산격으로 한두 번 가보았지만 세계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단지를 만든다는데 에너지 기자로서 제대로 새만금을 둘러보아야겠다는 생각을 올 봄 실천에 옮겼다. 좀 자세히 보려고 천천히 운전을 했더니 한 시간이 넘게 바닷길을 운전하는 멋진 경험을 했다.
한 마디로 ‘대단한 역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이 그랜드캐넌을 거처 애리조나 텍사주로 강물을 돌린 역사는 비교가 안 되겠다 싶을 정도였다.
그 넓은 바다에 태양광을 깔면 국내 전체 전기 소비량을 감당하고도 남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몇 달 전 전주에서 세미나가 있다고 해서 가보았더니 수상 태양광 부력체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부품이 미세플라스틱을 생성하기 때문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주제였다.
이 지방 환경단체가 주장하고 나온 것이다.
법규는 수돗물에 근거하여 플라스틱 사용이 문제가 없다. 아직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법규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환경단체들이 들고 나온 것이다.
일리가 있다. 정부는 바다에 떠 있는 부표가 미세플라스틱을 생성한다고 해서 교체하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법규는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미세플라스틱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전북의회는 새만금 태양광 사업 주관 기관인 한수원을 비롯해 관계기관에 플라스틱 부력체를 사용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한수원은 입찰을 강행했고 대기업 그룹사가 낙찰 받았다. 후폭풍이 꾀 심각하다.
새만금에 태양광을 깔기 위한 정부 노력이 결실을 거두는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정권 초기에 새만금 이야기가 나왔을 때. 현 정권에서 성과를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우리의 업무 추진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그러나 스피드를 너무 내다보니 문제가 생겼다. 한쪽에서는 새만금에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을 것인지 연구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 연구사업이 제대로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업발주가 이루어진 것이다.
현 정권 들어 서둘러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새만금에 설치한 태양광이 부서져 있는 동영상을 촬영한 유투브가 몇 개나 되는지 모를 지경이다.
바다는 내수면과 다르다. 해서 새만금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연구도 끝나기 전에 사업 발주를 한 것이다.
속담을 빌리면 ‘ 떡 줄 놈은 생각도 않는데 김치국부터 마신다’는 격이다.
바다에 태양광을 까는 실증사업은 한두 해 해서 될 일이 아니다. 다른 나라도 해상 태양광을 연구하고 있다. 1~2년 안에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나라는 없다. 그런데 우리는 R&D를 시작하면서 성공을 전제로 사업을 발주한 셈이다.
두어 달 만에 60년의 에너지 정책을 바꾼 것이나 무엇이 다를 것인가?
수백억이 들어간 새만금 R&D는 성공한 것으로 판정 했을 것이다. 순서가 바뀌었다고 해서 성공한 것으로 판정하지 않으면 입찰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
R&D 기간을 얼마나 설정했는지 밝히지 않으니 알 수는 없으나 설치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설비가 파손되었다면 분명한 것은 R&D 실패다.
연구사업에 실패하면 모든 정부 지원금을 돌려주어야 하고 연구사업도 할 수 없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새만금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재생에너지 단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자연적 지리적 여건을 분명히 갖추고 있다.
인간의 야망이 자연 앞에 부서지는 모습이라면 그래도 괜찮다. 새만금은 인간의 도전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어리석음을 질타하는 것이다.
우리는 재생에너지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자연에서 얻는 것이고 자연과 조화를 이룰 때 자연의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다.
새만금이 재생에너지 메카를 향해 쉬지 않고 걸어갈 수 있을지 염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