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구촌의 리더로서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한국에너지] 우리 시간으로 5월 22일 새벽 6시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단독 확대 회담을 마치고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일본 스가 총리에 이어 외국의 정상으로는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하였다.
정상외교는 가장 효과적인 외교 수단이기도 하지만 중대한 사안을 타결하기 위한 방안이기고 하다.
미국이 일본에 이어 두 번째 정상외교의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한 것은 미국으로서 한국과 할 이야기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일본에 정상외교의 선수를 빼앗긴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미정상외교를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만회하는 길이라는 점에서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고 하겠다.
미국은 반도체 분야에서 당장 한국의 협력이 절실했다. 그리고 아시아 태평양 정책에 거리를 두고 있는 한국을 자신들이 추구하는 카테고리 일원으로 끌어넣어 정치적 부담을 줄여야 했다.
한국으로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대 치적으로 치부하는 북핵 문제해결을 위해 바이든 정권과 협상의 길을 트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이번 한미정상 외교는 양국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서로의 도움이 필요했다는 점에서 과거 일방적이던 한미정상회담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위상, 국격이 높아진 것을 정상회담에서 볼 수 있다는데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공동선언문에서 비록 미국이 추구하는 방향이기는 하지만 자유 민주 정치체제를 추구하는 공통이념 국가로서 함께 가자는 것은 일방이 주도하고 다른 쪽이 따라가는 것이 아닌 함께 가자는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이번처럼 미국에 많은 것을 준 사례가 없을 정도로 받은 것보다 준 것이 많다.
한미 외교에서 동맹을 앞세우고 미국은 주는 쪽이고 우리는 늘 상 받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받은 것보다 주는 것이 더 많았다.
정치적으로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정책을 확고히 지지하고 함께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 전까지 한미 간에 핵심적인 국제정치 현안인 쿼드 문제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최대의 관심사였다.
미국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쿼드에 유일하게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한국을 끌어들이지 못하게 되면 외교적 실패로 간주되는 일이고, 문재인 정권은 중국을 중요시 하는 듯한 정책을 추구하기 때문에 양국 간 풀기 어려운 정치적 난제였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미국으로서는 최대 정치적 현안인 대 중국 포위망을 구축하는데 한국을 참여시킴으로써 기본적인 틀을 완성한다는 의미를 갖게 된다.
그리고 이에 못지않은 의미를 지닌 것은 원자력 산업 분야의 합의다.
원자력발전 시장에서 한미 공동 진출의 합의는 단순히 경제적 의미만 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원자력발전 산업을 국가 안보적 차원에서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원전 기술은 보유하고 있을지 몰라도 실제 원전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로 미국은 이들 국가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한국을 파트너로 삼은 것이다.
국내에서 탈 원전을 주창해온 문재인 정권은 국내 반 원전 세력들을 누를 수 있는 계기도 되기 때문에 굳이 미국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표면적으로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원전 산업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한미 협력이라는 것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으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 동참하고 원전을 매개로 세계 정치구도에 우리가 뛰어들었다고 하겠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44조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역시 투자가 정상회담의 선물이라고는 하지만 한미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투자다.
그리고 투자 내용이 미국이 절실하게 요구하는 분야라는 데서 더 큰 의미가 있다. 반도체 부품이 없어 당장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고 배터리가 모자라 전기 자동차 생산을 하지 못하는 미국 산업구조 문제를 우리가 해결해 준다는 의미가 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면서 자국의 산업구조의 문제를 해결할 파트너로 유럽국가나 아시아의 강국인 일본이 아닌 한국을 택한 것이다.
물론 우주나 군수산업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아직 미국과 상당한 수준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중점적으로 육성한 산업이 다른 나라를 제치고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협력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와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회담이다.
우리가 받은 것은 국내에서 백신을 위탁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로 대두되었지만 직접 백신을 공급받는 것은 군인들에게 접종할 55만명 분뿐이다. 미국으로서 자국에서 생산한 백신을 해외에 보낼 수 있는 물량이 문제겠지만 어떻든 하루가 급한 현상에서 직접 백신을 구매해 올 수 있는 길을 찾지 못한 것은 아쉬운 성과임에 틀림없다.
정치적으로 가장 큰 성과는 공동선언문에 남북 판문점선언을 인정한 것이다.
미국 일변도의 북핵 정책에 처음으로 남북 간의 합의를 미국이 인정했다.
취임 초부터 남북문제를 최대 정치 현안으로 다루어 온 문재인 정권의 큰 업적으로 치부하고 있는 남북판문점선언을 미국이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북한으로부터 무시당해 온 문재인 정권으로서는 가장 값진 선물을 받은 것이다.
판문점선언이 임기 1년을 남기고 있는 현 정권에 얼마나 득실을 안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역사적으로 유효한 남북합의로 미국이 인정해 주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비핵화 이전에는 어떤 반대급부도 있을 수 없다는 미국의 북핵 정책과 달리 남북교류를 비핵화정책으로 보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북정책이 북한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인지 기대되고 있다.
미사일 지침을 완전히 해제한 것은 우리나라가 실제 수천 킬로 거리의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다는 의미보다 우주 항공 산업의 활로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한미정상회담으로 미국에 거액을 투자한데 대해 일부 비판이 없지는 않다.
역으로 보면 그만큼 투자할 여력이 있는 국가다.
세계무대에서 최강국인 미국과 함께 세계 정치무대를 이끌어 나가는데 들어가는 비용이라고 보면 될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 우리는 G7회의에도 초청을 받았다.
가까운 시일 내에 우리는 세계 정치 경제를 이끌어 가는 리더 국가로서 위상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지구촌의 리더 국가로서 우리가 할 일을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