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 재생에너지 수업료 아직도 더 내야 해
풍력발전, 재생에너지 수업료 아직도 더 내야 해
  • 한국에너지
  • 승인 2020.07.2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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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 산자부가 전라북도 서남권 해상풍력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해상풍력발전방안을 함께 내놓았다.
서남권 해상풍력 사업은 2011년 시작한 사업이다. 실증단지 일부만 사업을 하였을 뿐, 한 발자국도 못나간 사업의 출발을 알리면서 해상풍력발전방안을 함께 내놓은 것은 산자부가 그동안 얼마나 현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이사업을 추진하였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발전방안의 주요 내용은 현장에서 경험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내용들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현장의 경험이 반영된 발전방안은 책상위에서 만든 정책과는 180도 다른 향기가 풍긴다.
해상풍력을 시작할 즈음, 해상풍력의 선두주자들인 유럽의 사례를 분석하였더라면 좀 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은 들지만

이번 발전방안이 우리 현실을 밑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우리는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 한 해 1조 원씩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을 계기로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풍력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아쉽게도 성공한 기업이 없다. 
재생에너지는 기술이라는 차원에서 1988년부터 재생에너지에 투자를 시작해 무려 3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경쟁력 있는 풍력 기업 하나 없는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기업들이 풍력발전기 제조가 별것 아니라는 잘못된 인식이 첫 번째 요인이다.
우리 기업은 플랜트 건설 능력, 선박 건조 기술이 바탕이 되어 있어 풍력발전기 건조는 별 것이 아니라고 보고 너도나도 달려들었다.
베스타스는 1945년 창업한 기업이고 덴마크 국가연구원의 풍력발전 인력은 1500명이나 된다.
두 번째 요인은 내수 시장을 만들어 주지 못한 정책의 부재다. 육상풍력을 시작하면서 국내 기업제품을 기다려 주지 않고 모두 외국제품을 사용하면서 국내 제품의 초기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였다.

해상풍력도 이와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제주도 해상풍력은 외국제품이 대부분이다. 국내 기업 제품이 경쟁력은 없는 가운데 풍력 보급의 확대는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2022년까지 8MW급 개발 실증을 거친다고는 하나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이 제품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내수 시장에 사용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필드 테스트에 운영 기록까지 있어야 내수 시장이라도 설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
엄청난 지원이 따르지 않고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2030년 정부가 5대 풍력발전 국가로 갈수는 있을지 몰라도 세계적인 풍력산업 국가로 가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하려고 하면 못할 일은 없지 않은가? 국가 연구기관을 국제 수준으로 만들고 딱 기업 하나 정도를 베스타스처럼 키운다고 생각하고 집중 투자를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연구개발을 해당 기업이 국가 연구원과 공동으로 주도하여 연구비를 낭비하지 않으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어느 일정 수준까지는 무역마찰을 일으키더라도 국내 제품의 판로를 만들어 주어야 가능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베스타스는 100KW 짜리 풍력발전기를 처음 미국에서 들여와 꾸준한 연구를 통해 작금에 12MW 급에 도전하고 있다. 우리가 설사 8MW급이나 12MW급을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서 신뢰를 얻는 것은 별도의 문제다.
재생에너지 시대에 접어들면서 태양광은 물론 기술의 우위가 있지만 생산성이 경쟁을 좌우하는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중국이 세계 시장의 50%까지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풍력은 기술이 경쟁 요소로 작용하는 면이 더 많다. 그러나 중국은 세계적인 풍력 기업을 3개나 키워낸 반면 우리는 하나도 키워내지 못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산업육성’을 이야기 했지만 한화가 겨우 독일의 기업을 인수하여 그나마 명함을 내밀고 있을 뿐, 한 해 1조 원 이상 15년을 투자 하면서도 이렇다 할 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육상풍력은 13%, 해상풍력은 28.7%나 지난 10년간 매년 성장을 이어왔고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에너지는 자원이 아니라 기술 시대에 들어서면 에너지 독립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우리는 아직 이루지 못하고 에너지 기술 종속에 갇혀 있다.

혹자들이 재생에너지를 하면서 수입을 유발하는 효과가 크다는 비난을 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비판일지도 모른다.
다가오는 시대는 에너지 기술의 시대다. 산자부는 우리가 왜 재생에너지 분야를 기술 강국으로 키우고 있지 못하고 있는가를 분석해서 해상풍력처럼 현장을 살펴 대안을 만들어야 할 시기라고 보아진다.
재생에너지 산업역사는 서구에 비해 30년 이상 격차를 안고 있다. 중국은 우리보다 더 큰 차이를 극복하였다. 우리가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정책의 부재 때문이라고 하겠다. 

수업료를 더 낼 각오로 덤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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