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에서 협회를 종속적으로 다루는 것은 산업발전을 저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협회를 종속적으로 다루는 것은 산업발전을 저해
  • 한국에너지
  • 승인 2020.06.0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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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표하자 자원개발 협회가 ‘환영한다.’는 보도 자료를 내놓았다.
기실 협회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계획이 나와 속앓이를 하면서도 읍소한 것이다.
그 이전에 정부가 ‘원격진료를 검토한다.’ 는 발표를 하자 의사협회는 ‘코로나 대응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보도 자료를 내놓았다.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반발한 것이다.
두 가지 사안을 단순히 놓고 보면 한쪽은 힘이 없고 한쪽은 힘이 있는 협회라는 것이 다르다. 우리나라에 의사협회 정도 되는 협회가 몇 개나 있을까? 수십만 명에 이르는 사회 상류층의 모임이니 이만한 협회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무역협회는 세계 도처에 지사를 두고 있는 아마도 권역으로는 가장 큰 규모의 협회가 아닐까?
하지만 영세 협회가 더 많을 것이다. 협회는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이익집단이다. 힘이 있는 협회는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되면 방어할 힘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협회는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을 단순히 힘이 있고 없고 차원에서 논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보편적으로 자본주의 산업사회에서 정부가 정책을 입안하기 위해서 협회 자료에 의존한다.
협회는 정부가 그 분야의 산업 실태를 파악하는데 가장 합리적인 조직이다. 때문에 정부가 설립 인가권을 쥐고 유기적으로 협력한다. 정부는 정책 자료를 의존해야 하고 협회는 자신들의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의 예산을 많이 끌어와야 하니 정부와 협회의 유기적인 협조 관계는 필수적이다.
이 협조관계를 이용하여 정부는 퇴직 인사를 낙하산으로 협회에 보내고 협회는 유대관계를 더 끈끈하길 반기는 편이다.
각 산업 분야를 발전시키는데 협회는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정부의 힘이 두려워 정부의 방침대로 따르는 협회가 주도하는 산업 분야가 발전할 겻인가? 아니면 협회의 견해와 배치되는 정부 정책을 거부하는 협회가 주도하는 분야가 발전할 것인가?

딱 들어맞는 비교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의료산업과 자원개발 산업을 두고 보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수요자원의 94%를 수입하는 구조에서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정부가 정책을 가다듬어 나가기로 했지만 2012년 이후 모든 정부의 지원이 끊어져 관련 기업들은 고사 직전에 있다. 정책 당국자의 의도대로 정책은 만들어지고 협회의 의견은 무시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소리는 들을 수 없다.
원격진료가 좋은 점은 있을 테다. 그러나 소형 병원을 죽이는 일이라면 꼭 능사는 아니다.

미국에서 자동차 온 라인 판매를 실시하려다 취소된 일이 있다. 자동차 판매원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정부가 협회 위에 군림하고 종속적으로 다루는 일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를 비교적으로 보고자 하는 것이다.
협회의 견해는 공동 집단의 합의된 의견으로 볼 수 있다. 집단의 이기적인 이익을 취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겠지만,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측면이 훨씬 많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은 이해 집단 사이의 균형을 고려하면서 이해 집단의 의사로 대표되는 협회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일이 산업 발전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되려면 협회가 정부 정책에 ‘NO’ 할 수 있는 사회구조 형성이 먼저다.
자본주의 산업사회는 협회들 간의 경쟁이라고 보는 측면도 있다. 유럽에서는 협회의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협회장은 전 현직 정치인을 선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협회의 숫자는 산업 분양의 다양화를 말하고 협회의 지위는 그 분야 산업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잣대다. 의사협회처럼 성숙한 협회도 많지만 우리 사회에는 그렇지 못한 협회가 더 많다. 영세한 협회의 의견일수록 정부 정책에 더 많이 반영하는 일이 산업발전의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협회를 존중하고 종속적으로 보는 인식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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