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970만 배럴 원유감산... ‘실적쇼크’ 정유사 영향 제한적
하루 970만 배럴 원유감산... ‘실적쇼크’ 정유사 영향 제한적
  • 한국에너지
  • 승인 2020.04.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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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수요 최대 3500만 배럴 감소...공급과잉 해소 부족
추가 감산 가능성 높아, 미국 동참도 긍정적 "유가 반등 가능성 있어"

[한국에너지신문] OPEC+가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는 데 합의했다. 감산규모는 역대 최대치이나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정유업계의 실적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3일 OPEC+는 12일 긴급회의를 열고 5~6월 두 달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OPEC+는 지난 9일 화상회의에서 하루 1천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멕시코의 반대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OPEC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수요가 20%인 200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다른 산유국들의 추가적인 감산과 전략적 비축유 매입으로 수요 감소분에 대응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원유 감소 폭이 최대 35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OPEC+의 감산량은 국제 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함형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000만 배럴 감소분은 최근 산유국들이 증산에 나서겠다고 한 발표를 철회하는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즉각적인 감산효과가 나타나려면 OPEC+ 외 국가들의 참여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OECD 재고 상승분에 대한 부담은 지속되며 올해 유가 반등 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이번 감산이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적인 유가 하락을 제한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코로나19로 급감한 수요를 맞추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유가가 오른다 해도 현재는 수요 절벽이 심각해 정제마진 개선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폭이 최대 3500만 배럴까지 추정되는 등 단기 원유 수요 위축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코로나19 영향을 벗어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를 포함한 국내 정유 4사는 올해 1분기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적자가 2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조 5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다만 OPEC 감산 사례를 살펴보면 추가 감산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감산에 동참한 적 없는 미국이 회담을 주선하고 멕시코의 감산 할당량까지 대신 떠안으면서 최종적으로 감산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6월 추가 감산이 예상되고 과거와 달리 미국이 감산에 동참하는 점을 감안하면 2020년 감산 효과는 기대해 볼 만하다”며 “실질 가격 기준으로 이미 2001년보다 낮아진 유가 수준에 OPEC과 미국의 감산이 더해진다면 예상보다 빠르게 유가가 반등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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