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다소비 신고대상 1개소 줄고, 에너지 사용량은 4% 증가
서울시, 에너지절약협의체 운영 및 에너지절감 고강도 대책 추진
대학교 에너지소비에 대한 책임감 필요 지적도
[한국에너지신문] 서울대학교가 서울시 내 대형 건물 중에서 에너지 소비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사용량은 KT 목동 IDC 건물이 가장 높은 소비를 보였으며, 전체적으로 에너지다소비 건물에서 사용된 에너지 소비량이 작년 대비 약 4% 증가했다. 에너지수요 감축 노력과 효율개선책 추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전년대비 4% 증가…이유는 기후변화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건물의 에너지효율화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연간 2000TOE 이상 에너지를 사용하는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에너지 사용량 순위 및 사업장별 에너지 사용현황을 공개했다.
그 결과 2018년 현재 서울시 소재 에너지다소비사업자는 총 591개소로, 지난해 대비 1개소가 줄어든 반면 총 에너지 사용량은 약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다소비사업장별 에너지 사용현황에 따르면, 사업장 중 건물이 471개소로 가장 많고 수송 88개소, 산업이 31개소의 순위를 보였으며 발전소는 1개소였다.
서울시 소재 에너지다소비건물 471개소 중 상용건물이 145개소로 가장 많았으며 아파트 143개소, 백화점 51개소, 학교 29개소, 병원 28개소, 호텔 25개소 순으로 나타났다. 총 471개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은 총 2576천 toe로 건물 개소당 평균은 약 5469toe였다.
1toe는 원유 1톤(7.41 배럴)의 발열량 1000만kcal가 기준이 되며 석탄 1.55톤, 천연가스 1150㎥에 해당된다. 이는 일반가정에서 약 1년 2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서울시는 에너지사용량 신고대상인 건물의 감소와 에너지절약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전체 에너지사용량이 늘어난 주요 원인으로는 여름철 폭염 및 열대야의 증가 등 기후변화에 의한 에너지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폭염일수가 2017년 12일에서 2018년 35일로 3배 증가했다. 야간 최저온도가 25℃ 이상으로 무더위가 계속되는 열대야도 1.5배 증가했다.
2018년에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한 건물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서울대학교였다. 전력사용량이 가장 많은 건물은 KT목동IDC 건물로 나타났다.
에너지절감량이 가장 많은 건물은 LG U+ 논현IDC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에너지사용량이 감소한 건물 221개소 중에 가장 높은 차이(절감량 4231toe)를 보였다.
특히 건물의 대부분이 공실 증가 및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장비 이전 등으로 에너지가 절감되기도 했지만, 신도림테크노마트는 고효율 조명 LED로 교체로 약 11%, 비트플렉스는 냉‧난방시설 효율적 운영으로 15%, 가든파이브라이프는 LED 교체 및 난방시설의 효율적 운영 등으로 18%의 에너지를 절감한 것으로 평가됐다.
서울시는 원전하나줄이기 및 ‘에너지살림도시 서울’ 등의 에너지관리를 위한 고강도 정책과 함께 에너지관리를 위한 제도개선과 동시에 에너지 절감을 위한 시민사회와의 소통 확대 노력할 계획이다.
김의승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 중 약 67%를 차지하고 있는 건물부문의 에너지 사용량 감축을 위해 우선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소비현황을 공유하여 건물별 에너지효율 관리실태를 자체적으로 돌아보고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서울시는 민간건물이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해 효율화를 추진할 시 저금리 융자지원 등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대학교 에너지 소비 ‘빨간불’
이번 에너지소비 순위를 보면 대학교들의 에너지 사용량이 특히 눈에 띈다.
서울대학교는 2018년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한 건물로 조사됐다. 지난해 5만3192toe를 사용한 서울대는 서울시 총 사용량의 2.1%를 차지했다. 2012년부터 7년 연속 1위이다.
고려대학교는 난방면적 기준으로 단위면적당 에너지 사용량이 가장 많은 건물로 뽑혔다. 단위면적으로 보면 서울대(0.046toe)보다 두 배 이상 높은 1.017toe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는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우리나라 대학들의 사회적 책임 부재를 지적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글로벌 이슈인 기후위기 문제 해결하기 위해 기후행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말하면서, “2030 UN SDGs 이행을 위한 우리나라 대학의 그린리더십 부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과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하버드대학은 2026년까지 탄소중립(Carbon Neutral)을 실현하고, 2050년에는 대학에서 소비되는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실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3년 서울시와 서울소재 34개 대학이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절약 등 기후변화를 공동으로 대응하겠다고 협약을 맺었지만 현실은 에너지 소비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어 협의회 관계자는 “외국 선진 대학의 모범사례와 같이 우리나라 대학도 지역사회와 함께 기후변화 적응과 현안인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플래그십'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