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전기자동차, 탄소 저감과 친환경성 확보를 위해
[전문가 칼럼] 전기자동차, 탄소 저감과 친환경성 확보를 위해
  • 이찬복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 승인 2019.09.0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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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복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찬복 박사
이찬복 책임연구원

[한국에너지신문] 이제 도로에서 전기자동차를 자주 볼 수 있다. 파란색 번호판을 부착한 전기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면 과연 전기자동차는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평가해 보자.

휘발유차, 하이브리드차, 그리고 전기차로 동시에 출시된 코나자동차를 예로 분석해 보자. 휘발유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연비는 각각 12.8, 19.3km/리터이며, 전기차의 연비는 5.6km/kW-hr이다. 이를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휘발유차와 하이브리드차는 각각 128gm/km, 82gm/km이며, 전기차는 직접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서 0gm/km으로 표시된다.

그런데 전기차의 경우 직접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지만 주행시 사용되는 전기와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를 제조 과정에서 사용된 에너지에 의해 방출된 이산화탄소를 고려하여야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비율은 석탄 44%, 천연가스 23%, 원자력 28%, 그리고 재생에너지 5%이다. 석탄과 천연가스로 1 kW-hr의 전기를 생산하는데 각각 823gm, 363gm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 그리하여 전기 1 kW-hr를 생산하는데 평균적으로 450 gm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 따라서 코나 전기차가 주행시 사용하는 전기에 의해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는 80 gm/km이다.

전기차에는 가격이 1500 만원 이상으로 매우 높은 리튬배터리가 장착된다. 리튬배터리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금속을 채굴 정련한 후 많은 구성부품들과 정교한 공정들을 거쳐서 제조되는데 이때 많은 에너지가 사용된다. 배터리 제조와 관련된 자료는 회사의 상업 비밀이기에 잘 공개되지는 않지만, 1kW-hr 배터리를 제조하는데 140kg정도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코나 전기차의 리튬배터리는 용량이 64kW-hr이기에 제조시 8960kg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고 할 수 있다. 전기차의 배터리를 15만 km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배터리로 인해 60gm/km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

그리하여 코나 전기차는 주행시 사용하는 전기와 리튬배터리로 인해 이산화탄소를 140gm/km 방출하여 휘발유차와 하이브리드차 보다 크다. 따라서 전기차는 현재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인구가 535만으로 작지만 수력 자원이 많은 노르웨이의 경우 전기의 95% 이상을 수력 등의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으로 70% 이상의 전기를 생산하는 프랑스는 화력발전으로 생산하는 전기는 10% 이하이다. 노르웨이와 프랑스는 전기를 생산하는데 이산화탄소가 매우 적게 방출되기 때문에 전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전기자동차가 친환경적이기 위해서는 프랑스와 같이 이산화탄소를 방출하지 않는 원자력발전과 재생에너지를 크게 증가시켜야 한다. 우리나라는 면적이 넓지 않아서 재생에너지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원자력발전에 의한 전기 생산 비율을 50% 이상으로 증가시켜야만 전기자동차의 친환경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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