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전공대 설립을 바라보는 시각
[사설]한전공대 설립을 바라보는 시각
  • 남부섭
  • 승인 2019.08.2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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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한전공대 설립이 부지를 나주에 마련하고 총장 공모가 발표되면서 순조롭게 추진되는 모양새다.
에너지 분야의 언론으로서 에너지 특화 대학을 설립하는 것을 반기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출발 부지를 선정하고 총장 공모를 하는 것을 보니 용을 그리려다 미꾸라지를 그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일류대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돈이 필요하다.

약 1조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설립 비용 조달이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연봉 10만 달러 이상의 총장을 공모한다고 하던 이야기도 쑥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부지는 무상제공 받았다.
그 지역 유력 기업이 무상 제공했다고 크게 홍보하고 있지만 부지를 제공한 기업은 주변의 땅값 상승으로 오히려 큰 이익을 얻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전은 자금을 자력으로 하겠다고 해 놓고 유치 도시에 경쟁을 붙여 지자체가 재원을 제공하는 방법도 쓰고 있다.
겉으로는 순조롭게 추진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제3자에게 이익을 주면서 모자라는 재원을 메꾸는 수법은 탈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전 대학을 설립하는데 한전의 부담금이 약 5000억 원, 그리고 매년 운영비로 약 500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학생 1000여 명을 완전 무료로 하기 때문이다. 
출발 시점에서 하는 일을 보면 과연 앞으로 당초 계획대로 운영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시 하지 않을 수 없다.
근본적으로 신규 대학을 설립하는 일은 이 시대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은 중론이다.
한전이 나주로 이전하여 그 일대에 대학을 설립하고자 한다면 그 지역에도 쇠락해 가는 대학이 분명 있을 것이다.

기존의 대학 건물을 매입하거나 특정대학에 에너지 전문 학부를 신설하여 지원하는 방안도 있다. 
얼마든지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쇠락해 가는 대학을 지원하는 길도 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자체 설립에 자신이 없으면 방향을 수정하는 것이 후일을 위해 좋지 않을까?
한전은 120조원 정도의 부채를 안고 있고 한전의 특성상 흑자를 내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구조에서 대학을 설립한다 해도 운용은 짠돌이가 될 수 밖에 없다. 신규 설립한 대학이 돈을 물 쓰듯 해도 훌륭한 인재가 올까말까 한데 참으로 앞날이 걱정이다.

한전 공대 설립은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기본적으로 한전이 하고 싶어 하는 사업이 아니다. 한전은 과거 수도공전이라는 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국내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재가 차고 넘치는데 굳이 한전이 자체 대학을 설립하여 인재를 충원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한전 공대를 나온 학생을 한전이 100% 취업을 보장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한전 공대 설립은 설립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지만 권ㄹ력의 힘으로 공약의 이행이라는 점에서 추진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부지를 돈을 주고 사는 것도 아니고 제3자에게 이익을 주는 이치에 맞지 않는 방법을 동원해 가면서 해야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할 것이다,

총장의 선임은 중요하다. 굳이 이름 있는 사람은 필요 없다. 정부와 한전의 틈바구니에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추진력 있는 인물이 오히려 적합할 것이다, 학자 출신보다 정치인 출신이 더 나을 수 있다.
한전 공대 설립의 부적절함을 지적했지만 이 시점에서 방향을 바꾸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총장이라도 최대한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인물을 선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전 공대 설립은 주변의 어떤 사람도 동의하는 인물이 없다.
한 번 더 말하고 싶다. 꼭 해야 한다면 방향을 재검토 하기를 바란다.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 무엇인지?
지금이라도 늦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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