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긴장감 고조…‘유가 꿈틀?’ vs ‘공급 이상 無’
호르무즈 긴장감 고조…‘유가 꿈틀?’ vs ‘공급 이상 無’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9.07.26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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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70달러 상회 전망”에
“수요↓…유가·공급 안정” 의견도

[한국에너지신문]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하는 이란과 서방 각국의 잦은 충돌이 유가 등락의 변수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 국제 원유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5달러(1.0%) 상승한 56.77달러에 마감됐다.

이달 들어 영국은 이란 유조선을, 이란은 영국 유조선을 나포하면서 이란과 서방 각국의 긴장감이 다소 커지는 것이 이번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이란과 중국의 원유 거래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고, 영국이 유럽 국가 주도의 호위 작전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호위에 우리나라와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유가 급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투자은행인 UBS는 “최근 일어난 사고가 중동 지역 상황이 유동적이고,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며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은 성급하다는 주장도 있다. 일단 24일 WTI는 다시 0.89달러 하락해 55.88달러에 마감됐다. 더구나 중동산 두바이유는 지난 23일 0.63달러 하락해 62.11달러로 마감했지만, 24일에는 다시 1.10달러 올라 63.2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일본과 노르웨이 선사 소속 유조선이 피격되고, 이란의 미군 드론 격추 사건 등이 일어난 뒤 유가는 지난 12일 60달러 선에 도달했지만, 최근 유가는 다시 50달러대 중후반에서 맴돌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의 유가 등락은 중동의 긴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전통적인 석유수송의 핵심 경로이기 때문에 이 지역의 긴장감 고조는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세계 경제 성장률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고 있고, 원유 수요 전망도 상승보다는 하락을 점치는 기관과 기업이 많은 상황이어서 유가는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나포된 선박을 영국과 이란 양국이 상호 교환하면서 이번 사건이 일단락될 가능성도 있다.

이란 경제 제재나 다양한 원유 시장의 급변에 대비해 중동 산유국들이 생산을 늘리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는 양국 국경 부근 중립지대에서 석유 생산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사우디-쿠웨이트 중립지대는 양국 국경 사이에 5770㎢ 면적의 공간이다.

1922년 국경선 성립 당시 미규정 상태로 방치돼 왔으며, 양국은 4년여 전 카프지와 와프라 등 공동 운영 중이던 유전지대에서 하루 50만 배럴의 원유 공급을 중단했다.

이곳에서 나오는 원유의 양은 전 세계 공급량 대비 0.5%에 달한다. 해당 지역에서 원유를 다시 공급하게 될 경우 미국의 요구대로 사우디는 원유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된다.

최근 국제유가의 흐름이 전통 원유를 주종으로 하는 중동 중심에서 셰일 원유를 주종으로 하는 미국 중심으로 바뀐 것도 공급 유지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보다는 허리케인 ‘배리’가 등락에 영향을 준 것도 그 이유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전개되는 긴장을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공급 유지를 위해 필요하면 신속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는 공급이 원활하며 IEA 회원국은 15억 5000만 배럴의 비상용 원유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6억 5000만 배럴은 정부가 의무로 지정해 업계가 보유하고 있어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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