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혀 있던 배출권 시장, 숨통 트나
꽉 막혀 있던 배출권 시장, 숨통 트나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9.05.2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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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산은·기은 시장 조성자 지정
배출권 시장 조성 업무 개념도
배출권 시장 조성 업무 개념도

[한국에너지신문]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을 탄소배출권 시장 조성자로 지정했다. 두 은행은 6월 10일부터 매일 3000톤 이상의 탄소배출권 매도·매수 호가를 시장에 제시할 예정이다. 은행당 하루 20분 이상, 양방향 호가를 동시에 제시해 호가 차이를 1000원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지난 21일 환경부와 산은, 기은, 한국거래소 등은 국내 배출권 시장의 안정적 운영과 발전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하고, 서울 영등포 한국거래소에서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시장 조성자 협의회를 구성·운영하고, 한국거래소를 통해 거래상황을 살펴보고 시장 조성 의무 이행을 촉진할 예정이다.

시장 조성자를 지정하는 이유는 배출권 거래시장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로, 거래량이 줄어들어 유동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탄소배출권 가격은 개장 초반 8000원대에서 시작했으나 최근 2만원대 후반에서 3만원대까지 매우 높게 형성돼 있다. 이에 따라 거래량은 급감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배출권을 거래하려는 업체들이 원하는 매도·매수 호가를 제시하고, 해당 호가 차이(스프레드)가 줄어들 때 거래가 체결된다. 거래량 부족으로 이같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업체들이 시장 가격을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이번 협약에 따라 매도·매수 호가 차이를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되고, 줄어든 차이 덕분에 거래량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4년 주식 선물시장의 경우, 시장 조성자 도입 등의 영향으로 일평균 거래량이 직전 3개월과 비교해 38.4% 증가했다. 

한국거래소는 시장 조성자의 의무사항 이행실적을 매월 평가해 실적이 미흡하거나 시장 조성에 부적절한 행위를 할 경우 지정을 취소할 계획이다. 매도·매수 호가를 위한 배출권은 정부의 시장 조성 예비분에서 대여하고, 대여 받은 배출권을 반환할 때는 현물 외 대금 반환도 인정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협약식에는 조명래 환경부 장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김도진 기업은행 행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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