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산림 방치는 안 된다
더 이상의 산림 방치는 안 된다
  • 남부섭
  • 승인 2019.04.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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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지난 4일부터 일어난 강원도 고성·속초 일대의 산불로 530ha의 산림과 시설물 916곳이 전소되는 피해를 보았다.

산림청의 위성사진 분석으로는 피해면적이 3배인 1757ha에 이른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명피해가 적었다는 점이다.

이번 산불의 피해가 컸던 것은 시속 100㎞에 이르는 양간지풍이 불어 불의 확산을 인위적으로 막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봄철 산불은 강원도에서 제일 많이 발생하지만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산불이 나면 산림이 우거진 고산지대는 불을 잡는 일이 현재의 여건에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필자는 지난해 미국 상공에서 산불을 본 적이 있다. 두 군데서 발생한 산불은 먼 상공에서도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한 달 정도 계속되는 산불은 우리나라 한 개 도 정도의 면적을 삼켜 버린다. 수일 내에 불을 잡을 수 있는 것만도 우리는 다행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산불은 자연발화도 있고 인위적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100% 방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첫 번째는 산림의 관리다. 산림이 우거지면 방화지대를 설치해야 한다. 방화지대는 일정 폭의 나무를 베어내어 산불이 옮겨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나라 산림에는 이 방화지대가 없다.

시속 100㎞에 이르는 바람을 타면 방화지대도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방화지대의 설치는 산불 확산을 막는 주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임도의 개설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은 임도가 없다. 과거 산림 채취 목적으로 임도가 개설된 산이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임도 개설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산림청은 신규 임도 개설 예산을 매년 확보하고 있지만 환경시민단체의 반발로 신규 임도 개설은 꿈도 꾸지 않고 있다.

기존 임도의 보수나 하고 있는 형편이다. 임도는 불을 끄는데 가장 유용한 수단이 될 수도 있다. 헬기의 경우 야간작업이 어렵지만 임도가 있다면 24시간 진화작업을 할 수 있다.

또 벌목 후 부산물을 수거하는 일이다. 벌목허가 규정이 어떤지 벌목 현장마다 나뭇가지를 쌓아놓고 수거하지 않는다. 쌓아 놓은 마른 나뭇가지는 봄철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산불 확산의 요인이 된다. 

우리나라 산림에서 채취하는 나무는 낙엽송, 참나무, 소나무가 주종이다. 이러한 종류의 나무는 고품질의 에너지원이다. 벌목허가를 하면서 수거하도록 하던지 그것이 어렵다면 정부가 비용을 지불하고 수거해 에너지 자원으로 이용해야 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데 복지라는 이름으로 지원을 하는 것보다는 일자리를 만드는 경제적인 예산 지출이 훨씬 효과적이다. 산불도 예방하고 일자리도 만들고 일석이조의 예산집행이 아닌가.

국민소득 5만 불이 넘는 유럽 국가들이 나무를 유용한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고 있는 사례는 익히 알고 있다. 

우리는 산림녹화를 위해 수십 년을 고생하여 이룩했다. 무성한 숲을 가진 그리 많지 않은 나라 중의 하나다. 때문에 지금까지 우리에게는 ‘산림은 무조건 건드리면 안 된다’는 사고방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 때문에 산림의 관리 정책이 실종되었고 해마다 산불로 많은 산림자원을 잃고 있다.

이제는 산림을 있는 그대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보호하기 위한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언급하기에는 부적절할 수도 있겠지만 그 많은 에너지를 적절히 이용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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