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석유화학 2단계 사업에 5조원 투자 추진
에쓰오일, 석유화학 2단계 사업에 5조원 투자 추진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8.08.2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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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틸렌 연간 150만 톤 생산 규모
스팀 크래커·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 건립
유화업계 4위 노린다

[한국에너지신문] 에쓰오일이 연간 150만 톤 규모의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짓기 위한 타당성 검토를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에 2023년까지 총 5조 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 온산공장 전경
에쓰오일 온산공장 전경

스팀 크래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투입해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설비다. 원료 조달과 원가 경쟁력에서 이점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지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에쓰오일은 2단계 프로젝트를 위해 울산시 온산공장에서 가까운 부지 약 40만㎡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매입했다. 새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추진되면 대규모 단일 설비를 갖춤으로써 경제성과 운영 효율성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정유회사가 직접 석유화학 사업을 하게 되면 싼값에 원료를 조달할 수 있다. 플라스틱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를 다른 정유사로부터 사들일 필요가 없다. 또한 건설과정에서는 연평균 건설 인원 270만 명, 상시 고용 400명 충원 등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온산공장에는 올해 4월 잔사유고도화 공장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공장 등이 완공돼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한다. ‘유화 1단계’ 사업의 핵심인 이 공장에서는 폴리프로필렌을 비롯한 각종 플라스틱 원료가 생산된다. ‘2단계’까지 완공돼 에틸렌 생산량을 150만톤으로 끌어올릴 경우 에쓰오일은 단숨에 LG화학(220만 톤)과 롯데케미칼(210만 톤), 여천NCC(195만 톤) 등에 이어 유화업계 4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미 다른 정유사들도 미래 수익을 석유화학 계통에서 찾으려는 시도를 이어나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종합화학을 통해 관련 사업을 해왔다. 올해 초 GS칼텍스는 2조 6000억원, 현대오일뱅크는 2조 7000억원을 투자해 유화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정유업계의 진출에 대해 유화업계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경쟁자가 늘어나면서 공급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유사가 에틸렌 생산에까지 손을 뻗치는 것은 전통적인 역할 분담 구조를 깨는 측면이 있다.

정유사는 이제껏 휘발유와 경유를 생산하고 함께 생산된 나프타를 화학사에 공급하고, 화학사가 이를 나프타분해공장에서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만드는 식으로 일종의 공생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정유업계로서는 국제유가와 환율에 따른 시황 변동이 큰 정유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인접 영역이라고 볼 수 있는 유화 부문 진출은 매력적인 대안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유화 2단계 사업은 회사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라며 “전기차와 수소차 등이 보급되면 휘발유와 경유만으로는 이익을 내기가 어려워져 이같은 사업 다각화와 경쟁력 향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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